일본은 비록 2대3으로 역전패했지만 세계랭킹 3위 벨기에를 상대한 16강에서 먼저 2골을 넣고 달아나는 등 이번 러시아월드컵에서 아시아 축구의 무시 못 할 힘을 분명하게 선보였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3일(한국시각) 러시아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과 벨기에의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61위 일본과 세계랭킹 3위 벨기에의 대결은 승부가 뻔한 경기로 치부됐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일본은 선제골에 이어 추가골까지 꽂으며 벨기에를 벼랑 끝까지 몰고 갔다.
결국 벨기에의 파상 공세는 경기 종료 직전에 터진 역전골까지 이어지며 3대2의 짜릿한 역전승으로 이어졌지만 전 세계는 분명 세계랭킹과는 별개인 아시아 축구의 존재감을 확인했다.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5개국 가운데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한 일본의 패배로 아시아 축구의 월드컵 도전은 마무리됐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축구는 지난 대회까지 ‘들러리’ 수준에 그쳤던 한계를 극복하고 당당히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았다.
가장 먼저 아시아 축구의 존재감을 확연히 드러낸 것은 이란이다. 아시아 무대에서도 강력한 수비 축구로 ‘늪 축구’라는 별명을 얻었던 이란은 스스로 가장 잘하는 축구를 세계 무대에서도 그대로 선보였다.
이란은 아시아 무대에 이어 월드컵에서도 '늪 축구'로 확실한 존재감을 발휘했다.(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그 결과 러시아월드컵에 출전한 아시아 국가 가운데 가장 먼저 승리를 맛보는 등 스페인과 포르투갈 등 축구 강국과 함께 묶인 B조에서 1승1무1패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냈다. 비록 16강 진출은 실패했지만 3경기에서 2실점하며 확실한 수비 축구의 진수를 선보였다.
일본은 그 반대다. 세밀한 패스 축구를 전통으로 하는 일본 역시 아시아 무대에서 보여줬던 그 모습 그대로 월드컵에서도 분명한 성과를 거뒀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라는 평가를 얻었던 콜롬비아와 1차전에서 2대1로 승리했고, 끈질긴 따라잡기로 세네갈과 2차전도 2-2 무승부를 이끌었다.
덕분에 H조 1위로 최종전에 나섰던 일본은 0대1로 패한 폴란드와 최종전에서 시간 끌기로 전 세계의 비난을 받긴 했지만 벨기에와 16강에서 확실한 개성을 다시 한번 선보이며 다시 한번 큰 관심을 받았다.
한국은 비록 16강 진출은 무산됐지만 세계랭킹 1위이자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했던 독일을 꺾는 파란을 일으키며 전 세계 축구팬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박종민기자한국은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에서 골로 번복된 김영권의 환상적인 활약과 마누엘 노이어가 비운 골문 앞에서 손흥민이 넣은 추가골로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챔피언 독일에 2 대 0으로 승리했다. 박종민기자
한국도 러시아월드컵에서는 이변의 중심에 있었다. 스웨덴, 멕시코와 조별예선 1, 2차전은 패했지만 마지막 조별예선에서 세계랭킹 1위이자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었던 독일을 2대0으로 깜짝 격파하며 그야말로 축구계에 일대 파란을 일으켰다.
이밖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개최국 러시아와 실망스러운 개막전의 0대5 패배를 딛고 이집트와 최종전에서 선보인 공격적인 축구로 중동 축구의 자존심을 세웠다. 다만 호주가 이번 대회에서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16강에 진출할 것이라는 많은 예상에도 불구하고 승리 없이 C조 최하위로 떨어진 것이 아시아 축구의 아쉬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