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복서' 이흑산과 길태산이 동반 승리를 노린다.
이흑산(35·본명 압둘레이 아싼)은 오는 29일 서울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정마루(31)와 WBA(세계복싱협회) 웰터급 아시아 타이틀전(12라운드)을 갖는다.
같은 날 길태산(31·본명 에뚜빌)도 이준용(27)을 상대로 복싱매니지먼트코리아(이하 복싱M) 슈퍼미들급 한국 타이틀전(10라운드)을 치른다.
둘은 카메룬 군대에서 복싱선수로 활약했다. 그러나 군대 안에서 가혹행위에 시달리다 2015년 10월 경북 문경 세계군인선수권대회 때 나란히 한국으로 망명했다.
그 뒤 우여곡절 끝에 난민 지위를 인정받았고, 한국에 정착해 프로복서로 제2 인생을 개척하고 있다.
말도 안 통하고, 의지할 가족도 없는 이역만리 땅. 프로복서의 삶이 녹록지 않지만, 둘은 서로를 형제처럼 의지하며 매일 훈련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다.
가장 든든한 버팀목은 절박함과 세계챔피언이 되겠다는 꿈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둘은 한 발 한 발 전진하고 있다.
이흑산은 지난해 5월 복싱M 슈퍼웰터급 한국챔피언에 올랐다. 이후 적정체급인 웰터급으로 옮겼고 3연승을 거두며 WBA 아시아 타이틀 도전권을 얻었다.
길태산은 지난 5월 한국 복싱 신인 최강전 '배틀로얄'에서 이규현을 1라운드 TKO로 꺾고 신인왕에 등극했다. 기본기가 탄탄하고 돌주먹을 장착했다는 평가다.
오는 29일 둘은 함께 웃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