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주니어 멤버 동해와 은혁으로 구성된 유닛 슈퍼주니어 D&E(이하 D&E)가 돌아왔다. 3년 5개월 만에 국내에서 앨범을 내는 이들은 이성에게 첫눈에 반한 남자의 사랑고백을 스윗한 가사로 풀어낸 트랩힙합 장르의 타이틀곡 '머리부터 발끝까지'로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컴백을 기념해 13일 서울 청담동 SM커뮤니케이션에서 만난 동해와 은혁은 "슈퍼주니어와는 또 다른 색깔의 음악, 가볍게 듣기 좋은 음악을 선보이고 싶었다"고 말했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소속 아티스트 중 트랩힙합 장르를 전면에 내세워 활동을 펼치는 것은 D&E가 처음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작사, 작곡한 동해는 "디스코, 댄스는 물론 어쿠스틱한 노래도 해봤다. 이번에는 D&E만의 색을 살리면서 더 많은 분과 소통할 수 있는 트랩 힙합 장르를 시도해봤는데, SM에서 이 장르를 내세우는 첫 팀이 된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D&E는 '머리부터 발끝까지'로 활동하기 위해 일정까지 재조정했다. 은혁은 "사실 국내 앨범은 일본 투어를 다 끝낸 뒤 겨울쯤 내려고 했다. 하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라는 곡이 만들어진 뒤 '이 곡은 여름에 활동해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스케줄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로 인해 활동 기간은 비교적 짧은 편인데, 이들은 신곡으로 약 2주간 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은혁은 "짧은 활동을 하게 되어서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라면서도 "그래서 음악 방송뿐만 아니라 다양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로 했다. 팬 사인회도 계획 중에 있다. 너무 서운해 하지 않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D&E가 SM 특유의 음악 스타일과 거리가 있는 트랩힙합 장르의 곡을 타이틀곡으로 내세우고, 자신들이 원하는 시기에 활동을 펼치기 위해 일정을 재조정할 수 있었던 것은 슈퍼주니어 독립레이블 '레이블SJ'가 만들어진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SM은 슈퍼주니어가 데뷔 10주년을 맞았던 2015년부터 오직 슈퍼주니어만을 위한 독립 레이블인 '레이블SJ'를 별도로 운영 중이다. 은혁은 "레이블이 생긴 이후 새로운 도전을 하는 데 있어서 절차가 간소해졌고, 직원 분들과 소통도 잘 된다. 그러다 보니 멤버들의 참여도가 높아지고 추진력이 강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특히 D&E는 이제 점점 저희 두 사람이 자체적으로 만들어가는 유닛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SM 이수만 총괄 프로듀서가 아예 슈퍼주니어에게 손을 뗀 것은 아니라고 한다. 은혁은 "지금도 여전히 최종 단계에서는 이수만 선생님께서 방향을 잡아주시고 피드백을 해주신다"며 "슈퍼주니어가 지난 활동 당시 '로시엔토'로 라틴팝에 도전했던 것도 이수만 선생님이 장르를 추천해주시며 도움을 주셨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은혁은 "멤버들과 레이블SJ를 통해 후배를 양성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다"며 "아직은 시기상조이지만, 언젠가는 그간의 경험을 토대로 후배를 양성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같은 주제에 대해 동해는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후배를 양성하는 일에도 노력을 기울여보고 싶다"면서도 "레이블이 본격적으로 가동된 게 '블랙수트' 활동 때부터라서 내년에 규현이가 돌아올 때까지는 일단 슈퍼주니어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어느덧 햇수로 데뷔 14년차. 두 사람은 후배 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도 어색하지 않을 만한 연차가 됐다. 은혁은 "'쏘리 쏘리'로 활동할 때쯤부터 한류시장이 커졌고, 한류에서 저희의 역할이 컸다보니 자연스럽게 책임감이 생기더라"며 "책임감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안주하지 않고 계속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우리를 롤모델로 삼는 후배들이 생길 거라고 본다. 그래서 앨범을 낼 때마다 새로운 도전을 하며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에는 유닛으로 출격하지만 '완전체' 슈퍼주니어에 대한 애정도 깊다. 은혁은 "14년차가 된 슈퍼주니어가 '완전체'로 활동한 시간은 4년 정도 밖에 안 된다. 2009년부터 멤버들이 하나둘씩 군대에 가기 시작했기 때문"이라며 "팬 분들이 많이 지치셨을 거고, 저희도 '완전체'에 대한 갈증이 커져있는 상태다. 그래서 내년에 군대에 가 있는 규현이가 돌아온 이후가 벌써부터 기대되고, 어떤 모습을 보여드릴지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1년 결성된 D&E에 대한 자부심도 강한 두 사람이다. 동해는 "슈퍼주니어-M,슈 퍼주니어-K.R.Y., 슈퍼주니어-T 등 다른 유닛들과 비교했을 때 D&E의 강점은 역시 퍼포먼스인 것 같다. 슈퍼주니어-T와는 또 다른 밝음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서로에 대한 애정도 깊다. 인터뷰 말미 은혁은 "SM 베스트 선발대회 '외모짱' 출신인 동해의 장점은 역시 잘생겼다는 점이다. 요즘 '얼굴천재'로 불리는 분들이 많지만 동해에 비할 바는 못 된다"고, 동해는 "은혁은 범접할 수 없는 댄스 신력을 가졌다. 개인 연습을 따로 할 정도로 노력파다"라고 말하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트랩힙합, 하우스, 알앤비 등 다양한 장르의 8곡이 담긴 D&E의 두 번째 미니앨범은 오는 16일 발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