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는 인도네시아 대학생 사라 씨는 한국 친구와 한국말로 스마트폰 메신저를 사용할 정도로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이한형기자
“안녕하세요? 한국에서 오셨어요?”
한국과 일본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핸드볼 조별예선 B조 2차전이 열림 17일(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포키 찌부부르 스타디움.
경기장에 들어서자 낯익은 인사가 반겼다. 함께 간 동료의 목소리는 아니었다. 조금은 낯선 억양이었던 낯익은 인사의 주인공은 자원봉사자인 대학생 사라(20)씨였다. 대학생인 그는 유창한 한국어로 핸드볼 경기장을 찾은 CBS노컷뉴스 취재진을 맞이했다.
경기장 도착 후 반가운 인사를 시작으로 취재를 마치고 경기장을 떠날 때까지 사라 씨와의 대화는 완벽하게 한국어로 해결했다. 마치 핸드볼 경기장에 한국인 자원봉사자가 있는 것으로 생각될 만큼 소통에 어려움이 없었다.
포키 찌부부르 스타디움에 한국어를 하는 현지 자원봉사자는 비단 사라 씨 혼자가 아니었다. 유창함의 차이는 조금 있었지만 대부분의 자원봉사자는 간단한 인사가 가능했고, 그 중 사라 씨가 가장 유창했다. 심지어 사라 씨는 휴대전화 메신저로 한국인 친구와 대화를 나눌 정도로 뛰어난 한국어 실력을 자랑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핸드볼경기장에서 만난 자원봉사자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뿐 아니라 많은 K-POP 스타 이야기와 손가락 하트를 선보일 정도로 한국에 큰 관심을 보였다. 이한형기자
사라 씨는 인도네시아어와 한국어뿐 아니라 일본어와 중국어, 태국어, 독일어까지 무려 6개 국어를 쓸 수 있는 ‘언어 능력자’였다. 그렇다면 사라 씨는 어떤 이유로 그토록 유창하게 한국어를 할 수 있었을까.
이유는 바로 한류 문화, 그 중에서도 ‘K-POP’이었다. 사라 씨는 자신을 비롯한 인도네시아 20대 초반의 어린 여성 대부분이 슈퍼주니어로 시작된 현지의 ‘K-POP’ 열풍으로 한국어를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자신을 워너원의 열렬한 팬이라고 소개한 사라 씨는 “한류 덕분에 한국이라는 나라에 관심이 생겼고,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단순히 한국어 공부뿐 아니라 한국 여행도 다녀온 그는 홍대와 신촌, 남산, 명동, 오이도, 설악산 등 다양한 지역을 경험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특히 사라 씨를 비롯한 많은 자원봉사자들은 ‘K-POP’ 이야기가 시작되자 눈빛이 반짝였다.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인기가 많다는 방탄소년단(BTS)을 비롯해 워너원, 엑소, 샤이니, 소녀시대, 블랙핑크 등 각자 좋아하는 ‘K-POP’스타의 이야기를 늘어놨다. 뿐만 아니라 박서준과 김수현 등 좋아하는 연기자의 자랑을 늘어놓기에 여념이 없었다. 노래를 흥얼거리며 간단한 춤 동작을 선보이는 그들의 모습은 영락없는 ‘K-POP’ 팬이었다.
한동안 그들과 ‘K-POP’에 대한 대화를 나눈 뒤 핸드볼 경기장을 떠나는 취재진에게 사라 씨는 “안녕히 가세요. 다음에 또 봐요”라며 환한 얼굴로 인사했다. 머나먼 타지에서 친구를 만난 듯 든든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