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노컷뉴스/gettyimages)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아시안게임 우승에 도전하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의 8강전 상대는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조던 클락슨이 이끄는 필리핀으로 확정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D조의 중국은 지난 23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 바스켓홀에서 열린 카자흐스탄과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83대66으로 이겼다.
앞서 필리핀과의 맞대결에서 82대80으로 승리한 중국은 2승으로 D조 1위를 확정지었다. A조에서 3연승으로 조 1위를 차지한 한국의 8강전 상대는 D조 전적 1승1패로 2위가 확정된 필리핀이다.
필리핀은 지난 7월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호주와의 경기 도중 집단 몸싸움으로 인해 국가대표 선수 다수가 징계를 받아 아시안게임 출전을 포기했던 팀이다.
하지만 필리핀은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로 하고 국가대표 선수가 다수 제외된 가운데 대표팀을 급조했다. 그래서 전력이 약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조던 클락슨이 가세하면서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판도 자체가 달라졌다.
필리핀은 중국을 상대로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평균 신장의 차이가 10cm 이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필리핀은 놀라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이 경기를 지켜본 남자농구 대표팀 가드 박찬희는 "중국에 저우치가 나왔고 장신 센터 왕저린도 있는데 필리핀이 대등한 경기를 했다는 것은 정말 높게 평가할 만하다"고 경계심을 나타냈다.
필리핀은 조직력보다 개인기를 앞세운 농구를 하는 팀이다. 그래서 팀을 급조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이 나쁘지 않다. 게다가 조던 클락슨은 개인기만 놓고 보면 '탈아시아급'이다. 여기에 개인기와 슈팅, 파워까지 겸비한 가드 스탠리 프링글이 곁에 있다.
한국과 필리핀의 8강전은 27일 개최된다. 한국은 남은 기간에 조던 클락슨을 봉쇄하기 위한 최상의 전략을 짜야 한다. 대표팀 가드 김선형은 "1대1로는 막을 수 없다"고 했다. 허재 감독도 고개를 끄덕였다. 수비 전술을 잘 구상해야 승산이 있다.
조던 클락슨은 100% 컨디션이 아니었음에도 중국을 상대로 28점을 넣었다. 중국의 가드 누구도 클락슨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조던 클락슨은 영리했다. NBA 출신의 신장 218cm 장신 센터 저우치가 골밑을 굳게 지키자 미드레인지와 3점슛 라인에서 주로 공격을 펼쳐 상대 수비를 무너뜨렸다. 클락슨이 필리핀 국가대표 자격으로 국제대회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금 자카르타에서 클락슨만큼 국위 선양의 목표를 강하게 갖고 있는 선수도 없다.
필리핀의 약점은 높이다. 허재 감독이 라건아(미국명 리카르도 라틀리프)를 앞세운 골밑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외곽에서는 필리핀의 막강한 백코트에 맞서야 하는 부담이 크다. KBL에서 가장 수비가 뛰어난 가드라는 평가를 받는 박찬희를 필두로 김선형, 허훈 등의 역할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