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대회 3연패를 달성한 야구대표팀 오지환이 3일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기간에 '병역 특례 밀어주기' 논란에 휩싸였던 오지환(28·LG 트윈스)이 마침내 심경을 드러냈다.
오지환은 5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끝난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3타수 3안타 2득점을 활약을 펼친 뒤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말을 해도 생각하시는 게 다르기 때문에, 말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지 않았다. 조심스러웠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 때부터 대회 기간 내내 오지환의 심경을 듣고 싶다는 취재진의 요청이 지속적으로 있었지만 오지환은 좀처럼 말문을 열지 않았다.
오지환이 아시안게임 대표팀 선발 논란과 관련해 직접 심경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지환은 "많이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저란 선수 때문에 여러 측면에서 상처받은 분들이 많을 것이다. 이야깃거리가 되는 것 자체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부모에게도 죄송하다는 마음을 전한 오지환은 "현실을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말자, 할 수 있는 것을 다 하자라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했다. 저에게 관심이 있어서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했다. 또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오지환은 아시안게임 기간 내내 비판의 대상이 됐다. 오지환은 박해민(삼성 라이온즈)과 더불어 군 입대를 최대한 뒤로 미루고 어떻게든 올해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뽑혀 병역 특례를 노리는 것 아니냐는 팬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오지환과 박해민은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선동열 대표팀 감독은 두 선수의 선발과 관련해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선동열 감독은 비판을 자초하면서 야구계의 절박한 요구를 모두 들어준 모양새가 됐다.
대표팀은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는 못했다.
KBO 최정예 선수들로 구성했다는 대표팀이 아시안게임에서 실업야구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대만에게 패하는 등 졸전을 거듭하자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싸늘해졌고 두 선수의 선발에 대한 합리성 역시 더 희미해졌다.
'오지환 논란'은 병역 특례 방식의 재검토 논의로 이어질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보다 합리적인 병역 특례 제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는 수년 전부터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다만 사회인야구 중심의 일본, 실업야구가 주축을 이룬 대만을 잡기만 하면 금메달을 딸 수 있는 야구가 아시안게임을 병역 특례의 기회로 여기고 대표팀을 구성하는듯한 인상을 주면서 제도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의 불씨를 되살렸다.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인 제도 보완이 이뤄진다면 괜찮겠지만 혹시나 병역 특례의 축소 등으로 인해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에게 피해가 간다면 야구계를 향한 비판 수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여지도 있다.
오지환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총 3경기에 교체선수로만 출전했고 총 세 타석에만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