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FT아일랜드의 보컬 이홍기가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표현한 솔로 앨범을 들고 돌아왔다. 2015년 첫 앨범 'FM302'를 발매한 이후 약 3년여만의 솔로 출격이다.
18일 서울 상암동 제일라아트홀에서 만난 이홍기는 "3년 만에 솔로 가수로 컴백하게 되어 긴장된다. FT아일랜드와 음악 색깔이 다른 곡들이라서 작업이 쉽지 않았다"고 운을 뗀 뒤 앨범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총 6곡이 담긴 이번 앨범명은 '두 앤 두'(DO n DO)다. 망설임 없이 다양한 도전을 펼치는 이홍기의 음악 세계를 담았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이홍기는 "'계속 하면 되지'라는 메시지를 표현하고 싶었다. 문법상 '어게인 앤 어게인'(Again n Again)으로 해야 더 자연스러울 텐데 '두 앤 두'라는 표현이 더 귀엽게 느껴져서 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앨범 작업에는 이홍기의 음악 동료들이 대거 참여했다. 퓨처 팝 장르의 타이틀곡 '쿠키스'(COOKIES)는 정일훈이 작사, 작곡 및 피처링을 맡아 이홍기를 도왔다.
이 곡을 들려준 뒤 이홍기는 "항상 쿠키영상이 있는 마블 영화를 보다가 영감을 받았다"며 "이미 재밌고 화려한 삶을 살고 있지만, 앞으로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과 함께 더 재미있게 살아갈 것이고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가사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호흡한 맞춘 정일훈에 대해선 "평소 작업실에 자주 놀러 와서 가깝게 지내는 사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에게는 생소한 멜로디의 곡을 작업하게 돼 고민이 많았는데 의외로 재밌고 신나는 곡이 만들어져서 너무나 만족스럽다"고 했다.
이홍기는 "'프로듀스48'에서 인연을 맺은 안무가 메이제이 리 선생님이 속한 안무팀 '원밀리언'의 도움으로 무대에서 율동과 댄스 사이에 있는 무언가를 하게 됐다"며 "춤을 추는 것은 데뷔 12년 만에 처음"이라며 기대를 당부하기도 했다.
같은 프로그램을 통해 친분을 쌓은 래퍼 치타와는 수록곡 '아이 엠'(I AM) 작업을 함께했다고 밝혔다.
이홍기는 "'프로듀스48'을 하면서 치타 씨의 매력에 빠졌다. 처음부터 치타를 염두에 두고 곡을 만든 뒤 들려줬고, 그 이후 매일 같이 함께 의논하며 곡을 완성했다"며 "남녀간의 '밀당'을 주제로 한 가사가 너무 좋은 곡"이라고 소개했다.
소속사 후배인 그룹 SF9 멤버 주호는 또 다른 수록곡 '컴 투 미'(COME TO ME)에 피처링으로 참여했다.
이홍기는 "유일하게 외부 작곡가에게 받은 곡인데 가이드 버전을 듣고 너무 좋아서 6개월 넘게 간직하고 있다가 이번 앨범에 수록하게 됐다"며 "남자다운 랩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쯤 우연히 녹음실을 찾은 소속사 후배 주호에게 피처링을 부탁했다"고 말했다.
래퍼 딘딘이 참여한 록 장르의 곡 '모닥불'도 앨범에 수록됐다.
이홍기는 "스케줄이 너무 바빠 지쳐있을 때 여행지에서의 '모닥불'이 떠올라 가사와 멜로디를 썼다"며 "사실 가이드 녹음을 시킬 생각으로 제일 친한 친구인 딘딘을 작업실로 불렀는데 생각보다 랩을 너무 잘 하고 곡과 어울려서 피처링을 부탁했다"고 설명했다.
피처링 뮤지션 없이 오롯이 자신만의 목소리만으로 채운 곡들도 있다. 수록곡 '옐로우'(YELLOW)와 '굿 나잇'(GOOD NIGHT)이다.
이홍기는 '옐로우'에 대해 "석양을 바라보고 멍하니 있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때 만든 따뜻한 곡"이라고, '굿 나잇'에 대해선 "일본 투어 당시 신칸센을 타고 이동하던 중 창문을 바라보며 가사를 쓴 밝은 에너지를 지닌 곡"이라고 소개했다.
수록곡 소개를 모두 마친 이홍기는 "작사, 작곡은 물론 의상, 콘셉트, 편집, 앨범 재킷, 색감 등 모든 부분에 직접 참여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FT아일랜드 멤버들에게 미안할 정도로 세심하게 신경 썼다"며 미소 지었다.
FT아일랜드의 음악과 다른 색깔의 곡들로 앨범을 채운 이유에 대해선 "'과연 내가 이 노래를 소화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작업을 했다.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트렌디한 장르를 나도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홍기는 "보컬 트레이너로 참여한 '프로듀스48' 촬영 당시 연습생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보며 자극을 받았다. 그래서 평소와 달리 이번 앨범 준비하는 과정에서는 연습도 열심히 했다"며 웃기도 했다.
'두 앤 두'는 이홍기가 군 입대 전 마지막으로 발표하는 솔로 앨범이기도 하다. 새롭고 다채로운 음악 장르에 도전한 또 다른 이유가 있었던 셈.
이홍기는 군 입대 계획을 묻자 "내년쯤 가야한다. 원래 팀 멤버들과 동반입대를 하고 싶었는데 막내(최민환)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겨서 계획이 바뀌었다"며 "형들이 먼저 가고 너무 길지 않은 텀을 두고 동생들이 가는 것이 공백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군대를 다녀온 뒤 음악 인생 제2막이 열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30대가 되었을 때의 FT아일랜드와 저의 음악이 기대된다"며 "그전에 이번 앨범을 통해 못 해본 것들 도전해보며 하고 싶은 것들을 다해봤다"고 강조했다.
이홍기는 이날 오후 6시 새 앨범의 전곡 음원을 공개하고 활동에 나선다.
끝으로 이홍기는 "3년 전 첫 앨범 당시 노래하는 이홍기의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TV 프로그램에서 까불까불 거리던 이홍기의 모습을 앨범에 담았다"며 "'새롭다'는 반응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