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DB)
이제는 의미없는 가정이지만 만약 투수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 한국인 최초로 월드시리즈 무대에 선발 등판한 류현진(31·LA 다저스)이 불펜의 부진으로 인해 패전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회 2사 만루 상황까지 LA 다저스의 2대1 리드를 지켰다.
류현진이 5회 2사 후 크리스티안 바스케스와 무키 베츠에게 연속 안타를, 이어 앤드류 베닌텐디에게 볼넷을 내주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투수를 라이언 매드슨으로 교체했다.
강판 당시 류현진의 투구수는 69개였다. 그 중 스트라이크는 47개. 류현진이 이날 유일하게 허용한 볼넷이 직전 베닌텐디에게 내준 볼넷이었다.
매드슨은 스티브 피어스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줬고 J.D. 마르티네스에게는 2타점 적시타를 맞아 2대4 역전을 허용했다. 이로써 류현진의 역사적인 월드시리즈 등판 최종 기록은 4⅔이닝 6피안타 1볼넷 5탈삼진 4실점이 됐다.
LA 다저스가 후반 반격하지 못하고 2대4로 패하면서 류현진은 2차전 패전투수가 됐다.
로버츠 감독의 5회말 투수 교체는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피어스와 J.D 마르티네스 모두 왼손투수에 강하다. 류현진이 5회말 투아웃을 잘 잡고 연속안타와 볼넷을 맞자 로버츠 감독은 주저없이 투수를 우완 매드슨으로 바꿨다.
매드슨은 포스트시즌에서만 55번째 등판에 나선 베테랑이다.
하지만 매드슨은 하루 전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기대 이하의 투구 내용을 선보인 투수이기도 하다.
매드슨은 3대3으로 팽팽하던 5회말 무사 1,2루에서 클레이튼 커쇼를 구원 등판해 폭투와 볼넷 이후 내야땅볼과 안타로 2점을 내줬다. 매드슨의 실점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승계주자 2명의 득점을 허용하면서 다저스는 위기에 빠졌고 결국 4대8로 졌다.
매드슨은 이날 2차전에서도 선발투수를 구원하는 역할을 맡았지만 로버츠 감독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의미없는 가정이지만 1회부터 4회까지 피어스, 마르티네스와 각각 두 차례씩 맞대결을 펼쳐 한번도 강한 타구를 허용하지 않았던 류현진에게 승부를 맡겼다면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궁금하다.
선발투수를 빠르게 내리고 불펜 운영으로 승부를 걸 때가 많은 로버츠 감독의 전략은 이틀 연속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