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전태일재단 홈페이지
열사 전태일(1948~1970)이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되살아난다.
'마당을 나온 암탉'(2011)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새 지평을 연 데 이어 영화 '카트'(2014) 등으로 우리 사회 노동 문제를 꼬집어 온 영화제작사 명필름이 전태일재단, 스튜디오 루머와 함께 만드는 두 번째 애니메이션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을 높인다.
명필름은 오는 20일 전태일 이야기를 담은 극장용 애니메이션 영화 '태일이' 제작발표회를 갖고, '전국민이 함께 만드는 영화'라는 취지로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할 예정이다.
앞서 명필름은 지난 6월 4일 전태일재단과 '태일이' 공동 제작을 위한 계약을 맺었다.
이에 따라 명필름이 기획·시나리오 개발 등 전반적인 제작 과정을 담당한다. 전태일재단은 이 과정에 필요한 자료와 저작권을 제공하고 마케팅 등에 협력한다.
국내 최초로 실존 인물을 다루는 애니메이션 '태일이'는 노동자 권리를 위해 스스로 희망의 불꽃이 된, 한국 노동운동사의 상징적인 인물인 전태일의 삶을 그린다.
최호철 작가의 동명 만화에 원작을 둔 이 영화는 인디애니페스트 수상작 '바람을 가르는'(2012), 웹 애니메이션 '요일마다: 프롤로그'(2017) 등으로 독창적인 화법을 인정받은 홍준표 감독이 맡았다.
1970년대 삶의 공간, 사람들 모습을 사실적인 화법으로 재현하는 한편 애니메이션 특유의 자유로운 표현력과 감성적인 영상미를 선보이겠다는 포부다.
애니메이션 '태일이'는 오는 2020년 개봉을 목표로 잡았다. 전태일 50주기인 그 해에 전태일재단은 애니메이션 개봉과 더불어, 전태일 열사의 풀빵연대 정신을 널리 알리기 위한 기금 조성·근로기준법 운동 등을 계획하고 있다.
명필름 이은 대표는 "애니메이션 장르를 통해 전태일 정신을 보다 친숙하게 관객들에게 알리고자 한다"며 "'마당을 나온 암탉'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전작을 뛰어넘는 완성도와 대중성을 두루 지닌 작품으로 완성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