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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라이프 앤 타임 "왜 밴드가 히말라야에 갔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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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라이프 앤 타임 "왜 밴드가 히말라야에 갔냐고?"

    라이프 앤 타임. 왼쪽부터 박선빈, 진실, 임상욱(사진=해피로봇레코드 제공)

     

    1986년생 동갑내기 진실(보컬/기타), 박선빈(베이스), 임상욱(드럼)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 라이프 앤 타임(Life And Time)이 올가을 두 번째로 선보인 정규앨범 '에이지'(Age)는 이번에도 그들의 앨범다웠다. 2014년 미니앨범 '더 그레이트 딥'(The Great Deep)을 내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 '자연'과 '도시'를 주제로 한 개성 강한 음악을 선보이며 독보적인 정체성을 구축해온 이들은 이번에는 '시간'에 주목했다. 그리고 유년, 소년, 청년, 중년, 노년 등 다섯 세대를 소재로 한 총 10곡을 만들어 앨범에 실었다.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는 함축적으로 '사람의 삶이 시간에 따라 달라진다'이다. 세대·성별간 갈등과 혐오가 난무하는 시대이지 않나. 이러한 상황 속 우리가 던질 수 있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고민했고, '서로가 다름부터 인정하고 알아가자'는 메시지를 다양한 가사와 멜로디로 표현해보면 어떨까 싶었다"(진실)

    유년의 기쁨을 담은 '소풍'으로 시작되는 앨범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이어지다 노년의 성찰을 그린 '지혜'로 끝을 맺는다. 뮤직비디오는 무려 5편이다. 라이프 앤 타임은 각 세대를 대표하는 다섯 곡인 '소풍'(유년), '잠수교'(소년), '정점'(청년), '연속극'(중년), '지혜'(노년)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곡을 듣는 재미를 더하고 앨범을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했다.

    "아직 살아보지 않은 중년과 노년을 주제로 한 곡들을 작업할 때가 특히 어려웠어요. (미소)"(진실), "멤버들과 각 세대와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며 아이디어를 떠올렸죠" (박선빈), "중년을 주제로 한 '연속극'은 갱년기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를 본 게 도움이 됐어요. 노년을 주제로 한 '지혜'의 경우엔 최불암 선생님이 출연한 다큐멘터리를 보고 영감을 받아 '노년도 얼마든지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나이'라는 내용의 가사를 써 봤고요"(진실)

     

    5편의 뮤직비디오 중 가장 강렬한 느낌을 자아내는 뮤직비디오는 청년을 주제로 한 곡이자 히말라야로 떠나 40여일 간 고군분투한 결과물인 '정점'의 뮤직비디오다. 영국 BBC 다큐멘터리를 보고 영감을 받아 팀명을 만들고, 팀명에 걸맞게 '자연', '도시', '시간' 등 결코 가볍지만은 않은 주제의 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이들은 "밴드의 시작점이 된 다큐멘터리 같은 영상을 꼭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고산병을 이겨냈다며 웃었다.

    "현지 교통편이 정말 열악했다. 기상 악화로 비행기가 결항돼 고산지대까지 차량으로 12시간을 이동한 적도 있었다"(진실), "차량을 타고 이동하며 경치를 보다가 '어, 괜찮네?' 싶으면 내려서 즉흥적으로 촬영을 진행하곤 했다"(임상욱), "스태프 중 한 명이 산장휴게소 같은 곳인 '롯지'에서 술을 엄청 마셨는데, 다음날 고산병과 숙취가 겹쳐 정말 힘들어했던 기억도 난다. 하하"(박선빈)

    그런가 하면, '소풍'은 애니메이션으로, '연속극'은 라이브 영상 형태로 제작됐다. 이처럼 뮤직비디오 5편 각각의 색채와 구성, 형식은 확연히 다르다. 라이프 앤 타임은 5편의 뮤직비디오를 한 편의 단편영화로 엮어 영화제에 출품할 계획도 가지고 있을 만큼, 이번 앨범에 대한 애정도와 만족도가 높다.

    "종은 음악, 좋은 비디오.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앨범이다. 상업적인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작품성에만 집중한 앨범이기도 하다. 다음 앨범도 이번처럼 완전히 작품성에만 집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부분이 청자 분들에게도 잘 잘 전달되었으면 한다"(진실), "준비하고 작업할 당시에는 너무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지금은 너무 행복하다. 앨범이 나왔으니 이렇게 인터뷰도 할 수 있지 않나. 이런 순간을 위해 열심히 했었구나 싶다. (미소)"(임상욱), "시간과 세대에 대한 얘기를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저의 지난 시간에 대한 회상을 많이 했다. 예전의 저를 돌아보면서 더 나아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도 뜻 깊은 앨범이다"(박선빈)

     

    정규앨범이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시대, '장편영화를 만드는 심정으로 앨범을 만들었다'는 라이프 앤 타임. 세 멤버는 '앨범 전곡을 감상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또 '우리의 최대 강점은 라이브'라며 내달 21~22일 양일간 단독공연을 열고 공들여 완성한 '에이지'에 수록된 곡들을 생생한 라이브 연주와 함께 들려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 초에는 전국투어를 펼칠 계획이라고 한다.

    "저는 '로로스'로, 선빈이는 '칵스'로 오랫동안 활동하다가 새로운 걸 해보자는 생각으로 뭉쳐 결성한 팀이 라이프 앤 타임이다. 그간 메시지 있는 음악을 하는 확실한 색깔을 지닌 팀으로 자리 잡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번에는 히말라야까지 다녀왔고. (웃음). 라이프 앤 타임으로 다양한 시도들을 해내가고 싶다"(진실), "한 분야에서 무언가를 유지해나간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끊임없이 새롭게 변화해가는 시장에 발 맞춰 잘 나아가 보겠다"(박선빈), "고교동창인 진실, 선빈이와 팀을 시작할 때 라이프 앤 타임으로 해외공연을 다니며 뮤지션다운 삶을 사는 꿈을 꿨는데, 사실 그 꿈을 너무 일찍 이뤄버렸다. 그래도 여전히 친구들과 음악 하는 게 재밌다. 유일하게 결혼을 한 멤버이자 두 아이의 아빠이기도 한데, 아이들과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도 계속 열심히 노력 해보려 한다. (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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