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영호 대표(사진=한터차트 제공)
'김현식의 안녕!K팝리더'는 가까운 듯 멀게만 느껴졌던 'K팝리더'들과 마주 앉아 나눈 진솔한 대화를 친근한 형식으로 풀어낸 인터뷰 코너입니다. 콘셉트에 따라 일문일답은 반말체로 정리했습니다. <편집자 주="">편집자>
'K팝 글로벌화' 흐름 속 한터차트의 움직임이 기민하다. 1993년 설립된 한터차트는 이래 국내에서 유일하게 실시간 음반·음원 판매량을 집계하는 차트 서비스로, 국내외 500여 판매점과 '한터 패밀리 네트워크'를 체결하고 있다. 한터차트는 지난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도전에 나섰다. 음반, 굿즈 등 음악 저작물의 정품 인증 및 차트 반영 시스템인 'HATS'(햇츠, HANTEO Aided Tracking System)를 개발해 세계특허출원까지 마쳤고, 이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차트'를 신설했다. 뿐만 아니라 자회사 '한터글로벌'을 설립, 한터차트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계가 있는 월간지 발행, 팬 중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구축, 전 세계 K팝 팬들을 위한 공연 및 이벤트 개최, 해외지사 설립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채비를 끝냈다.
이 같은 기민한 움직임의 중심에는 2016년 하반기 한터차트에 합류한 곽영호 대표가 있다. 대표직을 맡기 전까지 음악 산업 부문에 문외한이었던 곽 대표는 "업계에 혁신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부지런히 발로 뛰었다. "2년 반 동안 1500여명의 업계 관계자를 만나며 경험과 지식을 쌓았어요. 이젠 음반 시장 트렌드를 저만큼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만큼 자신감이 붙었죠". 서울 송파구 문정동에 있는 한터차트 사무실에서 곽 대표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곽 대표는 "한터차트를 전 세계 K팝 팬들과 아티스트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신뢰도 높은 차트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터차트에 대한 소개를 부탁해.
=한터차트는 '세계 유일의 실시간 음악차트 기업'이야. 지난 25년간 국내에서 유통되는 모든 음반물에 대한 정보를 입력해 메타데이터를 축적해왔지. 그런 만큼 한터차트가 가지고 있는 데이터는 국가 음악 DB로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해. 실제로 많은 관계자들이 한터차트에 각종 데이터를 제공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고.
▲한터차트가 업계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자부하는 지점이 있는지 궁금해.
=국내 최초로 바코드 시스템을 음반물에 도입하고 'POS 시스템'(point of sales system)을 개발해 음반 판매량 집계를 전산화한 기업이라는 점이야. 이전까지 수작업으로 해야 했던 작업임을 감안하면, 국내 음악 산업과 음반 판매 시스템 성장과 발전에 큰 발판이 되었다고 생각해.
▲언제부터 대표직을 맡았는지 궁금해.
=2016년 하반기에 합류를 결정했고, 그해 10월부터 대표직을 수행하기 시작했어. 공식적으로 대외활동을 시작한 것은 2017년 2월부터고. 이전까지는 주로 SI(system integration) 기업의 대표직을 수행했어. 스포츠·문화·IT를 접목한 비즈니스 모델 및 시스템 개발 관련 업체들의 CEO를 두루 거쳤지.
▲한터차트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2014년쯤 한터차트 설립자인 구자각 회장님을 처음 만났어. 당시 한터정보시스템이 자본금과 마케팅 여력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었을 때였고, 내가 회사에 합류해 그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길 원하셨지. 회장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진정성을 가지고 좋은 사업을 하는 분이라고 느꼈어. 하지만, 당시 추진 중이던 다른 사업이 있던 때라 합류 제안을 받아들이진 못했지. 회장님과는 그 이후로도 한 달에 한 번씩 만나며 꾸준히 관계를 유지했고, 기존 사업을 정리하는 시점에 합류를 결정하게 됐어.
▲업계에 처음 발을 들인 후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아.
=처음에는 정말 막막했어. 음악 산업에 대해 문외한이었으니까. 일단 한터차트에 대한 마인드맵을 그리는 일부터 시작했어. 100개 정도의 키워드가 나왔는데 결국 남는 건 차트더라. 차트로 승부를 보지 못하면 다른 사업을 어떻게 하겠느냐는 판단이 선거야. 그래서 한터정보시스템이라는 기존 회사명을 없애고 한터차트로 명칭을 통일해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기로 했지. 그게 대표로서 대외활동을 시작한 2017년 2월이야. 그 이후 차트의 고도화, 시스템 개선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히 움직여야 했어.
▲관계자들을 설득하는 일도 쉽지 않았을 것 같아.
=실제로 '음악을 모르는 사람이 무슨...'이라면서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많았어. 그런 편견의 시선을 바꾸려고 정말 많이 노력했지. 업계 원로부터 현재 음반 판매점을 운영하고 계시는 사장님들까지, 대표직을 맡은 이후 1500명이 넘는 관계자를 만나며 다양한 이야기를 들었고, '업계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 넣겠다'는 의지를 보여줬어. 요즘도 하루에 2~3개 스케줄을 뛰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고.
▲대표직을 맡은 이후 가장 큰 위기를 맞았을 때는 언제였어?
=매일이 위기였어. (미소). 한터차트가 가진 데이터와 비전을 단기간에 많은 분들게 보여주기에는 너무나 큰 한계가 많았지. 인력도 부족했고, 자본도 부족했으며, 매일 새로운 문제점을 해결해야 하는 시간의 연속이었으니까. 결론적으로는 천천히 가는 길을 택했어.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도 확실한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자는 생각을 한 거지.
▲어떤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고 있는지 궁금해.
=한터차트의 데이터를 가지고 음악 산업 관계자들과 상생 및 발전할 수 있는 방향성을 찾아가는 것이 목표야. 그러기 위해선 차트의 공정성과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것은 필수라고 생각해. K팝 팬들과 아티스트들이 모두 만족할 수 있는 기준과 결과를 만들어 내는 것이 우리 의무야.
▲지난해 음반업계 화두는 무엇이었다고 생각해?
=지난해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간, 그리고 앞으로도 'K팝 글로벌화'가 단연 가장 큰 화두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K팝의 글로벌화'는 국내 음악 산업이 한 번 더 성장하는 계기를 마련해줬다고 생각해. 더불어 한국 고유의 문화를 세계에 전파한 매개이자 아티스트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해준 원동력이 되었고 생각하고.
▲그에 따른 고민도 있을 것 같아.
=아티스트들의 저작권을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더 철저히 구축해야 한다고 생각해. 해외에 나가보면 K팝 아티스트들의 음반이나 굿즈 등을 불법으로 복제해 파는 상인들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어. 혹자들은 이러한 모습을 보고 '와, 이 나라에서도 K팝이 이토록 사랑받는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난 조금 다르게 봐. 가품 유통이 용인되고 확산되는 것은 결국 아티스트들의 저작권을 침해해 그들의 성장을 억제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니까. 팬들도 그걸 바라지 않을 거야. 한터차트 데이터를 마음대로 긁어다가 플랫폼을 만드는 곳들도 많아. 그런 '가짜' 차트들이 K팝 팬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 셈이지. 팬들이 한터에 가장 많이 보내오는 질문은 '내가 산 음반이 한터차트에 제대로 집계, 반영되고 있는 것인가'야. 팬들 역시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바란다는 걸 알 수 있는 부분이지.
▲갈수록 신경써야할 점이 많아지겠네.
=최근 K팝 시장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국내외 곳곳에서 여러 가지 형태의 사업들이 생겨나고 있어. 많은 신생 업체들이 한터에 만남을 요청해 오고 있고. 그런데 그들의 실상을 들여다보면 '속 빈 강정'일 때가 많아. 한터를 사칭하거나 사전 동의 없이 한터의 이름을 등에 업고 사업을 넓혀나가려는 움직임을 볼 땐 정신이 아찔해지기도 하고. K팝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이러한 사례들이 더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 이런 부분에 있어 업계 관계자와 팬들의 각별히 주의해주셨으면 해.
▲올해 업계 흐름을 전망해 보자면.
=지난해에 이어 'K팝 글로벌화'가 대세일 것 같아. 특히 커버 댄스 문화와 콘서트 시장이 확장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개인적으로 커버 댄스 문화가 K팝이 해외에서 인기를 끄는 데 있어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해. 같은 춤을 추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K팝 아티스트의 팬이 되거든. 개인적으로 팬이 된 이후 첫 번째 행동이 음반을 구매하는 것이라고 생각해. 그렇기 때문에 음반 판매량은 아티스트에게 있어 중요한 척도라고 생각하고. 커버 댄스 문화가 확장되면 결국 음반 판매량이 증가할 것이고, 더불어 K팝 아티스트들의 콘서트를 기다리는 팬이 많아질 것이라고 봐. 그런 의미에서 올해 지난해보다 더 많은 콘서트가 해외에서 개최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HATS' 인증카드
▲'K팝 글로벌화' 흐름 속 한터차트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지난해 세계 최초로 음반, 굿즈 등 음악 저작물의 정품 인증 및 차트 반영 시스템인 'HATS'를 개발해 세계특허출원까지 마쳤어. 지난해 10월 15일부터 이베이코리아(G마켓글로벌)와 손잡고 'HATS' 시범사업을 진행 중이야. 'HATS'는 음반을 구입한 팬이 앱을 활용해 자신이 구입한 정품 음반을 인증하는 시스템이야. 1회만 사용 가능한 스크래치 QR코드를 활용해 인증 절차를 거치면 GPS기반으로 실시간 데이터가 축적되는 방식이야. 그렇게 국가, 지역, 성별, 연령 등에 따라 분류된 데이터는 한터차트의 글로벌 차트에 실시간으로 자동 반영되고 있어.
▲반응은 어때?
=현재까지 전 세계 100여 개 국가의 약 1200개 이상의 도시에서 K팝 음반 구매자가 정품 구입 인증을 했고, 그 인증 비율만 53%를 넘었어. 해외 유명 크리에이터들이 글로벌 동영상 사이트에 인증 영상을 올리는 등 'HATS'에 대한 팬들의 신뢰가 점점 더 커지는 분위기야. 'HATS'가 아티스트들의 저작권을 보호하고 전 세계 K팝 팬들의 규모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어.
▲국내 음반차트에도 반영되면 좋을 것 같아.
=제도적인 문제로 국내 차트에는 아직 'HATS'가 도입되지 못하고 있어. 아쉬운 부분이지. 'HATS'가 시스템이 반영되면 차트가 업계가 지금보다 훨씬 훨씬 심플해질 것이라고 봐. 앨범 판매량을 두고 A그룹 팬과 B그룹 팬이 싸울 일이 없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조속히 제도적인 문제가 개선되어서 음반 시장의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해오던 팬들에게 더 공정한 음악차트를 제공할 수 있으면 좋겠어.
▲그 이외에 또 어떤 사업을 추진 중이야?
=지난해 11월 한터차트의 자회사 '한터글로벌'을 설립했어. '한터글로벌'을 통해 한터차트의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통계가 있는 월간지 발행, 팬 중심 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구축, 전 세계 K팝 팬들을 위한 공연 및 이벤트 개최, 해외지사 설립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야.
▲끝으로 한터차트 이용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터차트는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가장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음악 차트 서비스라고 자부하고 있어. 'HATS'를 적용한 글로벌 차트를 비롯해 음반, 음원, 뮤직, 스타 그리고 크라운차트까지, 모든 세부 차트가 정확한 전산 시스템을 기반으로 운영되고 있지. 그동안 이용자들에게 한터차트에 대해 보다 더 쉽게 설명해 드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워. 올해부터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 이용자들과 자주 소통하려고 해. 그 일환으로 올해 1월 1일자로 한터차트 2.5 서비스 개편을 진행했어. 상반기 중으로 3.0 개편을 진행할 계획이고. 앞으로 더욱 고도화된 차트가 될 수 있도록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니 지속적인 관심과 응원을 보내주셨으면 좋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