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 마차도 (사진=연합뉴스)
LA 다저스는 1998년 겨울 정상급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케빈 브라운을 영입하기 위해 계약 기간 7년, 연봉 총액 1억500만 달러가 적힌 계약서를 내밀었다. 브라운이 서명한 순간 메이저리그 역사에 몸값 1억 달러 시대가 활짝 열렸다. FA 제도가 도입된 1975년 이후 23년만의 일이다.
2000년 겨울 메이저리그에서는 미국 프로스포츠 역사상 가장 몸값이 비싼 사나이가 탄생했다. 시애틀 매리너스의 간판 유격수였던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텍사스 레인저스와 10년간 총액 2억520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이전까지 미국 프로스포츠에서 규모가 가장 큰 계약을 체결했던 선수는 미국프로농구(NBA)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의 케빈 가넷이었다. 가넷은 만 21세였던 1997년 10월 미네소타와 6년간 총액 1억2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로드리게스의 몸값은 가넷보다 무려 2배가 많았다. 로드리게스는 2007년 원소속팀 뉴욕 양키스에 잔류하면서 10년간 총액 2억5200만 달러에 도장을 찍고 자신이 보유한 역대 최대 계약의 규모를 더 크게 키웠다.
그로부터 7년이 지나 메이저리그에서 몸값 3억 달러 시대가 열렸다. 뉴욕 양키스의 거포 지안카를로 스탠튼은 마이애미 말린스 시절이었던 2014년 11월 무려 13년간 총액 3억2500만 달러의 조건에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그리고 올해에는 FA 3억 달러 시대가 막을 올렸다. 미국 주요 언론들은 20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정상급 내야수 매니 마차도와 10년간 총액 3억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연장 계약이 아닌 FA 계약 규모가 총액 3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역대 미국 프로스포츠 최대 규모의 계약 조건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차도가 총액 몸값 1위 자리를 오랫동안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마차도와 더불어 올해 FA 최대어로 손꼽히는 워싱턴 내셔널스의 외야수 브라이스 하퍼가 아직 소속팀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록 경신은 시간 문제다.
2015년 내셔널리그 MVP 수상자 브라이스 하퍼 역시 3억 달러가 넘는 총액에 FA 계약을 맺을 것이 유력하다. 마차도의 계약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슈퍼스타의 몸값 상승은 2년 뒤 정점을 찍을 가능성이 있다. 어쩌면 메이저리그가 2020년 겨울 몸값 4억 달러 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다. 현역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마이크 트라웃이 소속팀 LA 에인절스와 연장 계약을 맺지 않는다면 2020시즌을 마치고 FA 권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트라웃이 FA 시장에 등장한다면 총액 4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2011년 데뷔 이래 8시즌동안 아메리칸 MVP 2회 수상을 비롯해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트라웃의 가치는 마차도와 하퍼를 크게 뛰어넘는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