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6년 전인 2013년. 플레이제이(PLAY J, 본명 장지웅)는 좌절감에 빠졌다.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체중을 120kg에서 60kg까지 감량하는 등 데뷔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을 쏟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데뷔 당시 가요계는 보이그룹 위주였어요. 솔로 남자 가수였던 제가 끼어들어갈 틈이 없었죠. 그땐 스케줄이 없어서 늘 집에만 있었어요"
매니저가 가지고 있던 명함 한 장은 새로운 문을 열어주는 열쇠가 됐다.
"중국 상하이미디어그룹 관계자 분의 명함이었어요. 명함에 적힌 번호로 전화를 했더니 연예인을 인터뷰를 하는 영상을 촬영해서 보내보라고 하더라고요"
찬물 더운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플레이제이는 매니저와 함께 연예인 섭외에 나섰다. 그리고 '빠빠빠'로 대박을 친 걸그룹 크레용팝을 섭외하는 데 성공했다.
"크레용팝 분들을 인터뷰한 영상이 마음에 들었나 봐요. 한국 연예인들을 인터뷰하는 프로그램의 진행을 맡아줄 수 있겠냐는 제안을 하더라고요"
그렇게 새로운 문이 열렸고, 플레이제이는 2013년부터 약 5년간 중국과 대만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K팝스타 알림이' 역할을 했다.
"중국 상하이미디어그룹에서는 '한위싱동타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대만 MTV에서는 '워아이오우샹'이라는 연예 정보 프로그램에서 '플레이제이 오우샹주보'라는 코너를 맡았어요"
방탄소년단, 샤이니, 레드벨벳, 러블리즈, 인피니트, FT아일랜드, 마마무, 니콜, 모모랜드, 티아라, 현아, 여자친구 등이 플레이제이가 인터뷰한 'K팝스타'들이다. 정일우, 황정음, 여진구, 강하늘 등 배우들도 만났다.
"작가가 따로 없어서 제가 직접 대본을 쓰고 소품까지 준비했어요. 무에서 유를 창조했다고 할 수 있죠"
아픔도 참아가며 일했다.
"기흉 때문에 시술을 받아서 폐에 호스를 단 채로 니콜 씨 인터뷰를 했던 적이 있어요. 필라테스 동작을 따라하다가 피가 역류했는데 당황하실까봐 화장실에 가서 몰래 수습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열정적으로 방송에 임했던 플레이제이는 '플레이제이 오우샹주보'가 종영한 이후 방황의 시간을 보냈다.
"작년 초에 일이 끊기고 난 뒤 힘든 시간을 보냈어요. '이제 난 뭘 해야 하나' '난 누구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모님에게는 '계속 방송을 하고 있다'고 거짓말을 했었고요. 점점 초라해지는 제 모습이 너무 싫었어요"
다행히 플레이제이는 방황을 끝내고 마음을 다잡았다.
"중국 방송사 관계자에게 연락을 했을 때처럼, 다시 무에서 유를 창조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가수의 꿈을 다시 펼쳐보기 위해 앨범 준비에 돌입하게 됐죠"
그렇게 '아이 원더 와이'(I wonder why)라는 곡이 탄생해 지난 14일 세상에 나왔다. 1970~80년대 감성을 살린 레트로 신스팝을 재해석한 '뉴트로' 장르의 곡이자 상상 속 이성을 만난 소년의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 검색을 통해 알게 된 작곡가, 뮤직비디오 감독님과 작업을 함께 했어요. 제가 직접 컨택한 분들과 함께해서인지 더욱 애착이 가고 마음에 들어요"
다시 무대에 서게 된 플레이제이는 신인의 자세로 돌아가 활동에 임하겠다는 각오다.
"솔직히 너무 떨려요. 인터뷰 했던 친구들과 촬영장이 아닌 음악 방송 대기실에서 만나면 정말 어색할 것 같고요. 신인의 마음으로 열심히 해보려고요"
플레이제이는 "'컬러감 있는 가수'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이번 곡은 오묘하고 몽환적인 분위기인데, 앞으로 다채로운 스타일의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어요. 엉뚱하고 기발한 콘셉트도 해보고 싶고요"
플레이제이의 또 다른 목표는 각종 뷰티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하는 것이다. 이미 그는 동아TV '뷰티 앤 뷰티', 웹 예능 '멋 좀 아는 언니' 등에서 끼를 발산한 바 있다.
"꾸미는 걸 정말 좋아해서 뷰티 크리에이터로 나설 준비도 하고 있어요. 플레이제이라는 이름처럼, 다양한 분야에서 항상 플레이 되고 있는 장지웅이 되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