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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과학

    MWC 2019…화면 키우더니 접고 펴고 붙이네

    5G폰·폴더블폰 경쟁 후끈…다른 혁신은?
    5G네트워크·홀로렌즈·커넥티드카 기술 등 선보여

    갤럭시 폴드

     

    초연결·초지연 네트워크 5G 시대를 알리는 본격 신호탄이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울려 퍼졌다.

    25일(현지시간)부터 나흘 간 개최되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9)는 △연결성(Connectivity) △인공지능(AI) △4차 산업혁명(Industry 4.0) △몰입 콘텐츠(Immersive Content) △파괴적인 혁신(Distruptive Innovation) △디지털 웰빙(Digital Wellness) △디지털 신뢰(Digital Trust) △미래(The Future) 등 8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2028년까지 향후 10년 간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줄 '지능형 연결성(intelligent connectivity)'에 대한 주제가 펼쳐진다.

    앞서 지난 20일 삼성전자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갤럭시2019 언팩' 행사를 통해 갤럭시 10주년작 갤럭시S10 시리즈와 차세대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며 분위기를 띄운 가운데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국 제조사들과의 5G폰과 폴더폰 경합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2018년 4분기 사용자 대상 스마트폰 판매량은 4억 84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0.1% 성장에 그치며 둔화 양상을 보였다. 특히, 고가 프리미엄 브랜드의 약세는 눈에 띄었다. 애플의 판매량은 11.8% 하락하며 2016년 1분기 이래 사상 최악의 분기별 하락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도 갤럭시S9 시리즈와 노트9 등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억9500만대를 출하하며 여전히 글로벌 1위를 지켰지만 줄곧 유지하던 3억대 미만으로 떨어졌다. 애플도 2억 900만대에 그치며 삼성과 함께 점유율이 한 자릿 수 안팎 하락했다.

    반면 중저가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중국 제조사들의 활약은 독보적이었다. 화웨이는 지난 4분기에 6천만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5대 글로벌 스마트폰 업체 중 가장 돋보이는 37.6%의 분기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체 출하량은 전년 대비 3.2% 늘어난 2억 300만대로 애플의 2위 자리를 위협했다.

    올해 스마트폰 시장은 5G폰이 두각을 나타낼 것으로 보이지만 시장 둔화세가 여전히 이어지며 1.6%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소비자들은 차별화된 5G, 폴더블폰 등 프리미엄 디바이스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도 높은 가격에 부담을 느껴 여전히 기존 스마트폰을 이용하며 시간을 벌 것으로 예상된다.

    LG V50 씽큐

     

    ◇ 5G폰의 등장…하반기까지 쏟아진다

    MWC 2019보다 닷새 앞서 삼성이 가장 먼저 공개한 갤럭시S10 시리즈와 폴더폰 갤럭시 폴드는 4G와 5G 모두 사용할 수 있는 통합밴드를 제공한다. 화웨이를 시작으로 LG전자, 노키아, 원플러스, 샤오미, 소니, ZTE 등이 새로운 디바이스를 잇달아 공개하며 5G폰 대세에 합류한다. 여전히 4G폰이 주력이지만 프리미엄 라인업에 5G를 배치해 성능 차별화를 둔다.

    퀄컴과 자체 엑시노스 5G 모뎀을 병행 탑재하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퀄컴의 5G 모뎀인 '스냅드래곤 X50'을 장착한 반면 화웨이는 독자 5G 모뎀인 '발롱5000'을 탑재한다. 퀄컴의 5G 솔루션이 2세대(2G) 통신부터 5G까지 모두 지원하고 글로벌 이동통신사의 주요 주파수 대역과 호환되는 것이 특징이라면 화웨이는 동일하게 2G부터 5G까지 모두 지원하면서도 퀄컴이나 삼성 모뎀보다 2배 이상 빠르다고 강조한다.

    플래그십 5G 모뎀 탑재를 제외하면 올해 스마트폰 성능은 대부분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카메라 공간까지 줄여 풀스크린에 가까운 새로운 디자인의 갤럭시S10 시리즈, 최신 프로세서와 디스플레이에서 오디오가 출력되는 '패널 오디오' 방식의 소리나는 화면을 적용한 LG G8 씽큐, 레전드 피처폰 디자인으로 재미를 보고 있는 노키아와 모토로라 등의 이색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제조사들은 혁신 부재를 여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어 보인다. 디바이스 혁신 보다는 당장 체감하기 힘든 5G라는 이름으로 차별화 포인트를 둔 점이 그렇다.

    화웨이 메이트X

     

    ◇ 접고·펼치고·붙이는 폴더폰 시험대

    5G 모뎀 장착 외에 이렇다할 볼거리가 없는 스마트폰 시장에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 쏟아졌다. 수 년 전부터 프로토타입으로만 개발해오던 폴더블 디스플레이가 등장한 것이다.

    뜨거운 주목을 받는 곳은 역시 삼성이다. 유일하게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의 7.3인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와 4.6인치 커버 디스플레이를 갖춘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공개하며 업계와 소비자의 관심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MWC 주최측인 GSMA 입장에서는 흥행수표를 잃어버린셈이지만 화웨이가 뒤를 받쳤다.

    화웨이는 갤럭시 폴드와는 반대인 아웃폴딩 방식으로 접는 폴더폰 '메이트X'는 접을 경우 6.6인치, 펼치면 8인치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지난해 12월 가장 먼저 공개한 로욜의 폴더블폰과 완성도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보여줬다.

    갤럭시 폴드나 메이트X 모두 현장 취재진이나 바이어들이 직접 만져볼 기회를 주진 않았지만 기대감을 주기엔 충분했다. 일각에서는 갤럭시 폴드에 비해 메이트X의 디스플레이 기술이 다소 떨어져 보인다는 평가가 나오면서도 아웃폴딩 방식으로 뒷면이 접히는 메이트X의 접합부가 거의 완벽하게 접히는 것과 달리 디스플레이가 맞닿는 인폴딩 방식의 갤럭시 폴드는 충격을 고려해 완벽한 접합이 되지 않는 것 같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외신들은 갤럭시 폴드 못지 않게 메이트X 역시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가격은 갤럭시 폴드 1980달러, 5G 모뎀이 적용된 메이트X는 2299달러로 차이를 벌렸다. 모두 구글의 안드로이드 폴더블 인터페이스 개선이 적용됐지만 매우 제한적이거나 미리 세팅해둔 순서대로 시연해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도 감지됐다. 배터리에 민감한 사용자 입장에서 성능 유지를 위한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높은 배터리 소모율도 걱정거리다.

    반면 LG전자는 듀얼 스크린을 적용한 LG 'V50 씽큐 5G'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듀얼 디스플레이는 과거에도 일본과 중국 제조사들이 프로토타입으로 내놓은 바 있지만 경제성을 이유로 거의 출시되지 않은 폼펙터다.

    LG 'V50 씽큐 5G' 듀얼 스크린 커버 탑재

     

    LG전자는 그러나 좀 더 영리한 방법을 적용했다. '듀얼 스크린'으로 불리는 6.2인치 스크린이 달린 플립 커버 케이스에 V50을 장착하면 커버 케이스를 덮듯 접을 수 있는 듀얼 스크린 스마트폰이 된다. 쉽게 탈착이 가능해 '듀얼 스크린'은 완벽한 액세서리 겸 비싼 커버 케이스 역할을 하게 된다.

    각 스크린은 독립적으로 구동되지만 화면을 교차할 수 있다. 케이스 스크린에서 동영상을 보고 V50 스크린에서 검색을 하다가도 동영상 조작이 필요하다면 간단한 터치만으로 상호간 화면을 쉽게 바꿀 수 있다. 닌텐도의 포터블 게임기처럼 게임 컨트롤러로도 활용이 가능해 게임 유저들의 구미를 당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듀얼 스크린' 액세서리 가격이 문제다. 제품에 포함될지 별도 구매가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어떤식으로든 5G 모뎀 칩, 후면 트리플, 전면 듀얼 렌즈 카메라에 듀얼 스크린 액세서리까지 추가된다면 갤럭시 폴드나 메이트X 못지 않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추정 가격은 풀세트 200만원 수준이다.

    ◇ 덜 팔려도 끝나지 않은 혁신

    쉽게 지갑을 열지 않는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해 제조사들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고가의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 색다른 기능으로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장치들은 여전히 숙제다.

    디자인에 변화를 주거나 새로운 기술을 탑재하는 것이 대표적이지만 폼펙터의 변화는 거의 없다. 과거 휴대폰 시장을 주름잡던 모토로라와 노키아가 전설의 플립폰이나 바나나폰 디자인을 되살린 스마트폰을 준비하고 있지만 일반 제조사들은 대부분 평범한 사각 스마트폰에 부품 성능을 향상시키는 수 밖에 없다.

    LG전자는 스크린에서 오디오가 출력되는 '패널 오디오' 기술을 접목시켰다. 지난해 선보인바 있는 '진동 OLED 디스플레이'와 Z 카메라를 이용한 정맥인식 기능도 처음 선보였다. 오포는 2017년 선보인 무손실 5배 광학줌 기술에 이어 10배 광학줌을 선보일 예정이다.

    노키아 '퓨어뷰'

     

    삼성은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배경흐림(보케) 효과와 3D 심도 감지 시스템을 탑재한 카메라 시스템과 물리 버튼이 아닌 디스플레이 생체 인식 시스템도 눈길을 끌었다.

    노키아는 무려 5개의 카메라로 구성된 후면 펜타 카메라 시스템이 적용된 '퓨어뷰(PureView)'를 선보인다. 왜 5개의 렌즈가 필요한지는 분명치 않지만 독일 광학 전문기업 자이스(ZEISS)와 협력해 최대 10배 광학줌 또는 상당한 카메라 성능을 탑재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온다.

    MWC에 참가하지 않는 애플은 2020년 하반기 기존 트루뎁스 카메라 시스템에 이어 후면 3D 감지 카메라 시스템과 5G 모뎀을 탑재한 아이폰XI(또는 아이폰11)을 내놓을 예정이다. 내부적으로 폴더블폰 연구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시장이 주춤한 사이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성장이 예상된다. 가트너는 올해 스마트 웨어러블 출하량이 전년 대비 25.8% 증가한 2억2500만대에 달할 것이라며 전체 지출금액 420억달러 중 162억달러가 스마트워치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2022년까지 애플 에어팟, 삼성 기어 아이콘X, 플랜트로닉스의 백비트 핏과 같은 이어웨어의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MWC에서는 이어웨어 스피커는 물론 피트니스 및 건강 코칭, 통신, 엔터테인먼트, 보청기, 의료기기 등도 대거 출품됐다.

    마이크로소프트 홀로렌즈2

     

    ◇ '혼합현실' MS의 홀로렌즈2 공개

    모바일 시장에서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제품이 공개됐다. 마이크로소프트가 2016년 처음 공개해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은 홀로렌즈 2세대다. 이전 모델이 AR에 집중됐다면 홀로렌즈2는 이를 통합한 '혼합현실(Mixed Reality)'을 지향하는 모델이다.

    스냅드래곤 850 엔진과 커스텀 인공지능(AI) 홀로그래픽 프로세서가 탑재된 홀로렌즈2는 윈도우 10 핵심 소프트웨어인 '윈도 코어 운영체제(WCOS)'를 탑재한 최초의 기기다.

    더 많은 처리능력과 카메라 성능,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대폭 개선됐다. 두 배 향상된 FOV (Field-of-View) 고해상도 디스플레이와 강력한 시각 및 손 추적 센서가 적용됐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홀로렌즈2의 가격은 3500달러로 여전히 높은 가격을 형성해 일반 사용자의 접근성을 제한하고 있다. 대부분의 매출처가 기업용이 될 홀로렌즈2는 앞서 미 육군과 4억8천만달러의 제품 및 솔루션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하드웨어 및 인프라 부족으로 일부 제조산업과 교육계·의학계 등에 연구용으로 보급되었던 1세대와 달리 홀로렌즈2는 비약적인 배터리 기술 발전과 초고속·초저지연 및 방대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5G, 클라우드 상용화, 앱 생태계 확장으로 대부분의 허들이 해소돼 시장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구글과 애플이 차세대 AR 글래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사이 한 발 더 나아간 마이크로소프트는 홀로렌즈2를 활용한 MR 생태계를 구축하며 비즈니스 앱과 클라우드 서비스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커넥티드 카 (파이오니어마인드 캡처)

     

    ◇ 생활·인프라의 중심 '커넥티드 카'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가 이미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제조사들의 격전장으로 확대된데 이어 MWC에서도 이들 차세대 자동차 업계를 만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오히려 모바일 칩셋 공급업체와 통신사들이 자동차 시장에 앞다퉈 진출하면서 최근 MWC는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기술 분야가 집중적으로 소개되고 있다.

    이들 통신사 및 칩셋 제조사들은 5G 네트워크가 인포테인먼트 및 디지털 제어 시스템은 물론 자율 및 반자율 주행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실제 이같은 시스템이 자동차 제조사나 부품사에 적용되기 까지 2~3년이 더 소요될 것으로 보이지만 관련 기술은 이미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특히 자동차간 통신하며 다양한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C-V2X(Cellular Vehicle to Everything) 기술은 차세대 커넥티드카 기술의 중심으로 주목받고 있다. MWC는 전세계 자동차 제조사와 바이어들이 찾는 최대 기술 전시회가 되고 있다.

    5G 서비스 전국망 구축 국가 (자료=가트너)

     

    ◇ 궁금증: 5G폰 사면 속도를 실감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올해 MWC 2019는 기업 비즈니스는 물론 소비자 기술이 어떤 변화로 이어질지 예측 가능한 가늠좌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차세대 첨단 통신 기술인 5G는 2022년까지도 일부 대도시 등 국지적인 배포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며 2025년까지 5G 상용화 서비스는 전 세계 통신사의 45%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5G를 선도하는 통신사들이 너도나도 5G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기존 4G·LTE를 개선한 4.5G이거나 제한된 수준의 5G 서비스다. 새로운 통신 설비를 전국적으로 구축하는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되는데다 이미 4G·LTE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얻고 있는 것도 확산을 완만하게 하는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가트너는 5G 네트워크가 신경망처럼 전국에 90% 이상 구축되는 국가로 2023년까지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호주·일본·중국을 지목했고, 2026년까지 영국·프랑스·스페인·포루투갈이, 세계 최초 5G 서비스를 시작한 한국은 2026~2029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5G에 대한 체감은 당장은 소비자보다 제조 및 서비스 산업 등 기업 비즈니스에 접목될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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