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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사기꾼"..트럼프 없는 워싱턴에 '코언' 블랙홀

미국/중남미

    "트럼프는 사기꾼"..트럼프 없는 워싱턴에 '코언' 블랙홀

    • 2019-02-28 05:50

    정상회담 美여론 관심서 밀려나...회담 2일차 반전카드 나올지 주목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27일(현지시간) 미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증언하고 있다. (사진=MSNBC 중계화면)

     

    “트럼프 대통령은 인종주의자이며, 사기꾼(conman)이고 협잡꾼(cheat)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랜 개인변호사이자 그의 뒤치다꺼리를 맡아왔던 마이클 코언 변호사가 미 하원 감독개혁위원회 청문회에서 입을 열었다.

    27일(현지시간)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청문회는 미국의 모든 방송사들이 생중계했고, 주요 신문과 인터넷 언론들도 그의 주요 발언을 실시간으로 전송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2차 북미정상회담 첫날 일정을 소화한지 불과 몇 시간 뒤 미국 내 모든 여론은 코언 변호사의 입으로 쏠렸다.

    ◇ 코언, "트럼프는 사기꾼"..어두운 이면 들춰내

    코언 변호사는 청문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어두운 이면을 들춰냈다.

    코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에도 계속해서 성추문 여배우들에게 입막음용 돈을 전달한 것에 대해 자신은 그 내용을 아는 바가 없다고 의회에서 거짓 진술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부터 입막음용 돈 전달에 깊숙이 관여해왔으며, 자신이 여배우 2명에게 지급한 입막음용 자금 13만 달러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11개의 수표로 돌려받았다고 증언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선거자금법 위반을 지시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파장이 예상된다. 코언은 지난 2017년 8월 1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서명한 수표를 증거로 제시하기도 했다. 대통령 재임 중에도 계속 이 사건에 관여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트럼프가 졸업한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자신의 성적을 공개하지 말도록 위협하는 편지를 썼다고 증언했다. 그러면서 직접 편지 사본을 공개하기도 했다.

    코언 변호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운동 기간이던 2016년 1월부터 6월까지 적어도 6차례 이상 러시아 모스크바에 트럼프 타워를 짓는 사업과 관련한 협상을 점검했다고 폭로했다.

    앞서 코언은 의회에서 모스크바 트럼프 타워 사업 논의가 선거기간 중에는 없었다고 위증을 했다가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코언은 지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참모인 로저 스톤이 트럼프 당시 후보에게 전화해 “며칠 내에 힐러리 클린턴 후보 진영을 타격할 엄청난 양의 이메일이 쏟아질 것”이라고 말했고, 이 내용을 스피커폰을 통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힐러리 이메일 스캔들을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이 또한 치열한 진실 공방이 예상된다.

    ◇ 2차 북미 정상회담 흥행 저조...머리 복잡한 트럼프

    이날 코언 청문회가 블랙홀처럼 모든 이슈를 빨아들이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하노이 회담은 뒤로 밀리는 분위기다. 대부분의 미국 언론들이 코언 청문회를 헤드라인으로 배치했고, 2차 북미정상회담 소식은 그 뒤로 밀렸다.

    백악관도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을 비운 동안 발생한 코언 청문회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했다.

    앞서 27일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일대일 단독회담에서 백악관 공동취재진이 코언 청문회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이 이후 친교만찬에 사진과 카메라 기자만 허용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이후 펜기자 1명의 출입이 허용됐지만 그만큼 백악관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일화다.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기 전 자신의 트위터에 코언 변호사를 언급하며 “그는 수감기간을 줄이기 위한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자신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뉴욕타임즈와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있지만 국내 정치 사안으로 머릿속이 복잡할 것이라는 논평을 내놨다.

    게다가 마이클 코언 변호사는 다음날인 28일에도 미 하원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증언할 예정이다.

    ◇ 트럼프 오늘 기자회견..분위기 반전카드 내놓을까

    문제는 2일차로 접어든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깜짝 합의가 나와 이런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단독회담과 만찬을 끝낸 뒤 자신의 숙소로 돌아와 트위터에 “훌륭한 회담과 만찬이었다. 매우 좋은 대화를 했고 내일 계속 논의를 이어가기를 고대한다”고 밝혀, 회담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2일차인 28일 김정은 위원장과 단독회담을 가진데 이어 보좌진이 함께하는 확대회담과 업무만찬, 그리고 공동합의문 서명식을 가질 예정이다.

    이어 이날 오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언론을 상대로 기자회견에 나선다. 미국 국내 상황을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분위기를 반전시킬만한 카드를 꺼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영변 핵시설 폐기 가능성과 함께 북한 경제에 시동을 걸 수 있는 일부 제재완화 카드가 나올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과연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어떤 카드가 나올지, 이것이 관심이 떨어진 미국의 여론을 충분히 반전시킬 수 있을지가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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