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8뉴스'는 11일 가수 정준영이 불법촬영 영상을 메신저 단체대화방에 유포했다고 보도했다. (사진='8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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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가수 정준영이 불법촬영 영상을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유포했다고 보도했다.
11일 방송된 SBS '8뉴스'는 빅뱅 승리가 참여했던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의 멤버는 가수 정준영이라고 단독보도했다.
SBS는 "카카오톡 대화 내용을 입수했고, 그때 함께 이야기했던 연예인들이 누군지도 확인했다. 그들이 나눈 많은 카톡 대화 내용을 분석해 본 결과 한 유명 연예인이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있는 내용이 있었다"면서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 위해 실명을 공개한다. 그 연예인은 가수 정준영 씨"라고 설명했다.
SBS가 입수한 카카오톡 대화방을 보면 정준영은 누군가와 잠자리를 가졌다고 말했고, 단톡방 멤버가 영상 없냐고 묻자 여성과 성관계 장면을 몰래 찍은 3초짜리 영상을 올렸다.
SBS는 "다른 대화 상대에게도 성관계를 불법 촬영했다고 이야기한다. 비슷한 시기에 정 씨는 룸살롱에서 여성 종업원의 신체 부위를 사진과 동영상으로 찍어 동료 연예인과 공유한다. 잠이 든 여성의 사진 등을 유명 가수가 포함된 단체 대화방에 수시로 올리고 자랑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SBS 보도에 따르면 정준영은 "오늘 보자마자 상가에서 (성관계했다)", "무음으로 사진 찍어봐. 녹음해 놓자 우리" 등 자신이 성관계한 이야기와 영상을 단체 대화방에 수시로 올렸다.
이번 카카오톡 대화는 2015년 말부터 약 10개월 동안 이뤄진 것으로, 불법촬영 피해자는 최소 10명에 이른다는 게 SBS의 설명이다.
정준영이 참여한 단체 대화방에는 다른 연예인이나 연예인이 아닌 일반 지인이 촬영한 불법 영상도 올라와, 이들이 올린 불법촬영 영상까지 다 합치면 피해 여성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한 SBS는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죄책감이나 문제의식은 찾아볼 수 없었고 여성을 물건 취급하면서 이야기를 이어갔다"고 보도했다.
SBS가 보도한 2015년 12월 1일 대화 내용을 보면, 정준영은 한 여성과 성관계했다고 말하고 친구 김 씨가 영상이 있느냐고 묻자 곧바로 영상을 보냈다.
피해 여성은 정준영이 영상을 친구에게 보낸 걸 알아챘지만 다른 곳으로 유출될까 두려워 신고하지 못하고 비밀을 지켜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정준영은 동영상 보낸 것을 피해 여성에게 들켰다는 것까지 다른 친구에게 얘기했다.
SBS 취재진이 입수한 카카오톡 대화 내용과 '8뉴스'에 나온 피해자 인터뷰 (사진='8뉴스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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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는 "정 씨와 대화방 친구들은 누구와 성관계를 맺는지 중계하듯 대화해 왔다. 성관계했다고 누가 말하면 으레 영상을 독촉했고 몰래 촬영한 사진이나 영상을 거리낌 없이 돌려봤다"고 전했다.
정준영의 불법촬영 피해자는 SBS에 "늦었지만 관련 수사가 이뤄진다면 처벌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8뉴스'에는 이른바 '승리 카톡방'을 국민권익위원회에 최초 신고한 방정현 변호사의 인터뷰도 나왔다.
방 변호사는 "자료를 다 보고 나서 느낀 건 한국형 마피아, 대한민국에서 사실 지금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단 것에 놀랐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의 휴대전화를 디지털 포렌식한 자료였고 이건 변조 가능성이 없는 포렌식 자료라고 파악했다"고 전했다.
SBS는 정준영의 소속사에 입장을 물었고, 소속사는 정준영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으며 정준영이 귀국하는 대로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보도했다.
정준영은 이전에도 여성 신체를 불법촬영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그는 지난 2016년 9월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무단 촬영한 혐의로 피소된 사실이 알려져 활동을 중단했다.
이후, 정준영은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초 서로 교제하던 시기 상호 인지 하에 장난삼아 촬영했던 짧은 영상으로 해당 영상은 바로 삭제했다"고 해명했다.
당시 검찰은 촬영 전후 상황에 대한 전 여자친구의 진술 태도로 볼 때 정준영이 해당 여성 의사에 반해 촬영하기 어렵다고 판단,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