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선희 외무성 부상. (사진=연합뉴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이 지난 15일 평양 기자회견에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가 가능한 신축적 입장이었지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의 반대가 있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언론들이 입수한 최 부상의 당시 기자회견 전문에 따르면, 최 부상은 "회담에서 우리가 현실적으로 제안을 제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문에 '제재를 해제했다가도 조선이 핵 활동을 재개하는 경우 제재는 가역적이다'는 내용을 더 포함시킨다면 합의가 가능할 수도 있다는 신축적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미 국무장관 폼페이오나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볼턴은 기존의 적대감과 불신의 감정으로 두 수뇌부 사이의 건설적인 협상 노력에 장애를 조성했으며 결국 이번 수뇌회담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물이 나오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최 부상의 이런 발언은 앞서 외신들이 "두 최고지도자 사이의 개인적인 관계는 여전히 좋고 궁합(chemistry)은 신비할 정도로 훌륭하다"고 최 부상이 말했다고 보도한 맥락에서 볼 때 궤를 같이하는 부분이다.
최 부상의 기자회견에만 따른 다면, 당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영변 핵시설과 관련한 북측의 조치에 상응하는 조치로 '스냅백'(snapback)을 전제로 한 제재완화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었는데,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튼 보좌관의 반대로 합의가 결렬됐다는 얘기다.
스냅백은 제재를 해제하되 합의문에 대한 위반행위가 있으면 다시 제재를 복원하는 조치를 뜻한다.
최 부상은 또 문재인 대통령에 대해 "중재자보다는 촉진자적 역할"이라고 표현했다.
앞서 외신들이 문 대통령을 가리켜 최 부상이 "중재자가 아닌 플레이어"라고 보도한 것과 다른 내용이다.
최 부상은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문 특보가 말하듯이 지금 시점에서 남조선은 중재자 역할을 하기는 힘들다"며 "왜냐하면 중재자는 조미 회담에서 그 어떤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것이 없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남조선은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고, 그렇기 때문에 문제의 당사자 격으로도 될 수 있는 위치에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남조선은 중재자 역할이 힘들고 촉진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발언을 (문 특보가) 했다"고 부연했다.
이어 "저는 (문 특보의) 발언을 듣고 그것이(문 대통령의 역할이) 조금 더 중재자보다 촉진자적인 역할이라는 것은 이해할만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 부상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미 협상의 장을 만들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최 부상은 "국내의 많은 반대와 도전과도 맞서오시었다"며 "사실 우리 인민들 특히 우리 군대와 군수공업부문은 우리가 절대로 핵을 포기하면 안 된다고 하면서 우리 국무위원회 위원장 동지께 수천통의 청원 편지를 올리고 있다"고 했다.
북한 일각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의 결단으로 북미대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최 부상은 "이번과 같은 협상은 더더욱 할 의욕도 계획도 없다"며 "나는 우리 최고지도부가 곧 결심을 명백히 밝힐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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