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드라마 '이몽' (사진=MBC 제공)
대한민국의 독립이라는 모두의 염원을 위해, 모두가 나서지 못 하는 일에 나서며 자신의 삶까지 희생한 독립 운동가들. 역사에 기록된 독립 운동가뿐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역사의 뒤편에서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다. 역사에 기록된 이들도 잊히는 속에서 현재의 대한민국을 위해 살아간 이들의 삶을 우리는 어떻게 기억하고 되살려야 할까. MBC '이몽'은 투쟁과 갈등의 시대에서도 '독립'이라는 하나의 꿈을 가지고 살아간 이들의 삶을 드라마로 펼쳐놓을 예정이다.
오는 5월 4일 첫 방송을 앞두고 3.1 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MBC 드라마 '이몽'(연출 윤상호, 극본 조규원)의 '감독과의 대화'가 9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성암로 MBC 2층 M라운지에서 열렸다.
'이몽'(연출 윤상호, 극본 조규원)은 일제 강점기 1930년대 조선을 배경으로 일본인 손에 자란 조선인 의사 이영진(이요원 분)과 무장한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유지태 분)이 펼치는 첩보 액션 드라마다. '이몽'은 약 200억 원의 제작비를 투입한 100% 사전 제작 드라마다.
드라마는 허구의 인물 이영진을 통해 누구보다 독립을 위해 투쟁에 나섰지만 대부분 역사에서 사라진 여성 독립 운동가를 상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무장 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 중 하나인 약산 김원봉을 통해 의열 투쟁의 지난한 역사를 되짚어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진 왼쪽부터 김승모 CP, 윤상호 감독 (사진=MBC 제공)
기획을 맡은 김승모 CP는 "솔직하게 말하면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서 이런 드라마가 하나도 없으면 독립 운동가분들께 너무 죄송할 거 같았다. 그래서 사업적으로나 자금적으로 위험성이 있지만 꼭 만들어야 하는 드라마라고 생각해서 기획하게 됐다"라며 "일제 강점시대를 살다 간 분들을 꼭 역사라서 혹은 위인이라서 머리로 기억하기보다 가슴으로 기억하고 찾아보고 알게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라고 기획취지를 밝혔다.
김 CP는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계기로 실제 인물과 역사적 사실을 찾아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첩보, 액션, 로맨스 등 드라마 공식도 많이 넣어 쉽고 재밌게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라며 "그 시대를 살다간 분들의 애환과 옳은 일을 위해 희생하며 자신이 가진 많은 것을 걸었던 삶을 느낄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사실적인 첩보 액션을 그려내기 위해 '사임당 빛의 일기', '고봉실 아줌마 구하기', '비천무', '태왕사신기'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연출한 바 있는 윤상호 감독과 '미씽나인', '아이리스 1', '아이리스 2' 등을 집필한 조규원 작가가 의기투합했다.
윤상호 감독 (사진=MBC 제공)
연출을 맡은 윤상호 감독은 "재미와 감동을 같이 담으면서도 분명한 메시지를 남기고자 하는 강한 의도가 작품에 깔려 있다"라며 "'이몽'은 '다른 꿈'이라는 뜻인데 그 안에는 '일몽'이 들어 있다. 독립이라는 같은 목표를 놓고도 서로 다른 노선으로 싸우고 갈등이 생기기도 했다. 그런데도 그 안에 일몽, 하나의 꿈은 무엇이냐를 이야기하는 게 드라마에 담겨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미 영화 '암살', '밀정' 등에서 소개된 바 있는 약산 김원봉 선생은 남과 북에서 외면당한 비운의 독립 운동가다.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인 현재까지도 공적 논란이 진행 중인 김원봉을 연기하는 배우 유지태도 처음에는 부담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드라마는 김원봉 선생의 일대기가 아닌 '김원봉'이라는 독립운동의 상징적 인물을 통해 투쟁의 역사를 그려내는 게 목표다.
윤상호 감독은 "처음에는 매우 많은 부담감을 가지고 출발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유지태 씨도 취지를 충분히 이해했고, 이후 자신도 독립 운동가로서의 모습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MBC 드라마 '이몽' (사진=MBC 제공)
유지태를 비롯해 이요원, 임주환, 이해영, 허성태, 남규리, 강필선, 김주영, 윤준성 등 여러 분야에서 활약한 배우들의 열연은 '이몽'의 극적 몰입을 높일 예정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촬영에서도 모든 배우가 자신의 역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며 드라마의 무게감을 높이고 있다고 한다. 과장되지 않은 현실적인 액션 장면도 드라마의 사실감을 높이는 요소 중 하나다.
미술과 CG 등 특수효과, 그리 멀지 않은 1930년대를 그려내기 위해 공들인 모습도 '이몽'을 보는 재미 중 하나일 것이다. 역사라는 점에서 일제 강점기는 멀게 느껴졌을지 모른다. 그러나 드라마 속 소품을 보다보면 1930년대는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존재했던 우리의 현실이었음을 느낄 수 있다.
독립의 역사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부담감도 크지만 못지 않게 책임감도 크다. 김승모 CP는 "100주년 타이틀에 누가 되지 않게 열심히, 재밌게 만들어서 좋은 작품이 되도록 끝까지 노력하겠다"라고 강조했다.
윤상호 감독은 "작품을 많이 보고 역사 속에 우리가 알아야 할 인물과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알 수 있었으면 한다"라며 "'이몽'이 국민 드라마가 되어 주길 염원할 뿐"이라고 말했다.
한편 MBC 드라마 '이몽'은 총 40부작으로 오는 5월 4일 밤 9시 5분에 첫 방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