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사개특위 회의실을 점거하고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이정주 기자)
여야 4당이 선거제도 개혁과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법 등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올리기로 한 25일 국회 곳곳은 '폭풍전야'와 같이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패스트트랙을 저지하기 위해 회의실을 점거했고, 여야 4당은 물리적으로 한국당 의원들의 저지를 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물리적 충돌도 배제할수 없게 됐다.
일단 몸싸움이 예상되는 곳은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사법개혁특별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등 여러 회의실이다.
한국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은 수시로 정개특위.사개특위 회의실 문을 걸어 잠그면서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여야 4당 의원들의 출입을 막아 패스트트랙 처리를 저지하겠다는 것이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에게 '의원실 보좌진들이 상황에 따라 신속히 움직일 수 있도록 비상대기 바란다'며 집단적 대응 준비를 주문했다.
여야4당 의원들의 회의장 입장이 막히면 정개특위.사개특위 위원장은 '질서유지권'을 발동할 수 있다.
질서유지권은 상임위원회 활동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위원장이 퇴장 조치 등 명령을 내릴 수 있고, 경우에 따라 국회 방호원들이 물리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현재 정개특위 위원장은 정의당 심상정 의원, 사개특위 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각각 맡고 있다. 이들은 이날 패스트트랙을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실 앞에 취재기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한국당 이은재.이완영.이종배.이만희.엄용수.조경태.여상규.이양수 의원 등이 채 의원실에서 채 의원을 설득하고 있다. (사진=김광일 기자)
또다른 충돌 가능성이 있는 곳은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실이다.
현재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는 사개특위 소속 오신환 의원을 사개특위에서 빼고, 패스트트랙에 찬성하는 채이배 의원을 새로 사개특위 위원으로 임명해 놨다.
이에 한국당 의원들은 채 의원이 사개특위 전체회의에 참석하지 못하도록 채 의원실로 달려갔다.
한국당 의원들은 일단 채 의원을 설득해 사개특위에 불참시킬 계획이지만, 여차하면 물리력을 통해 채 의원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막을 가능성도 있다.
물리력까지 동원해 패스트트랙 저지에 총력을 쏟고 있는 한국당에 맞서 더불어민주당도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여야 4당은 이날 패스트트랙을 처리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르면 이날 오후 2시쯤 패스트트랙 처리를 위한 시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선진화법이 제정된 2012년 이후 가장 험악한 국회의 모습이 연출될 가능성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