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이도 지지한 군인들[로이터=연합뉴스]
베네수엘라에서 마두로 정권에 반대하는 반정부 시위가 유혈 충돌로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군사개입 가능성을 내비치고 러시아가 경고하고 나서면서 국제 분쟁으로 비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은 중무장 군인과 장갑차의 호위를 받는 동영상을 올리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위한 군의 봉기를 촉구했다.
과이도 의장은 지난 1월 마두로 대통령이 불법 선거로 당선됐다며 스스로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면서 마두로 퇴진 운동을 벌여왔다.
과이도 의장이 동영상에서 군의 봉기를 촉구하고 나서자 다음날인 31일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시민들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특히 카라카스의 카를로타 공군기지 외곽에서는 장갑차와 최루탄을 앞세운 경찰에 맞서 시민들이 화염병과 돌을 던지는 등 큰 충돌이 빚어져 최소 1명이 숨지고 100여명이 부상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과이도 의장은 현지시간으로 노동절인 1일 역대 최대의 가두시위를 예고한 상태지만 아직까지 경찰과 시위대 간 큰 충돌이 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군부의 지지를 업고 있는 마두로 대통령은 "쿠데타가 실패했다"면서 이미 소요가 진압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동절을 맞아 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나올 수 있고, 반정부와 친정부 시위가 동시에 벌어지는 등 긴장감은 여전히 팽팽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과이도 의장을 지지해온 미국은 군사개입 가능성을 내비쳤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의 평화적 정권교체를 원한다면서도 "군사작전이 필요하다면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셉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왼쪽)이 지난달 11일 상원 군사위원회에 출석해 답변하는 모습. 오른쪽은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 [EPA=연합뉴스]
조셉 던포드 미 합참의장도 이날 미 의회 청문회에서 "대통령이 요청한다면 군이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며 군사개입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이에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미국의 내정간섭이 중대한 결과를 초래할 위험이 충분하다고 경고하고 나서면서, 베네수엘라 사태가 자칫 국제 분쟁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현재 베네수엘라 사태와 관련 미국 등 서방 50개국은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고 있고, 러시아와 중국, 쿠바 및 일부 남미 국가들은 마두로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