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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압박-회유 '강온작전'…靑·3당 회동으로 국회정상화?

국회/정당

    與, 압박-회유 '강온작전'…靑·3당 회동으로 국회정상화?

    • 2019-05-13 04:00

    당정청 추경엔 '시정연설'로 압박, 국회 정상화엔 '대화 가능' 열어둬
    황교안 제안 영수회담엔 "No" 나경원 3당 원대회동엔 "가능"
    나경원 "회동엔 참여하지만 국회정상화 의미하는 건 아냐"
    다만 패스트트랙·추경 입장차 여전해 국회 정상화는 미지수
    與 일각서도 "영수회담 들어주고 공 넘기자" 목소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과 여권이 장외투쟁 중인 자유한국당을 국회로 복귀시키기 위해 강온 양면 작전 구사에 나섰다.

    추경에 대해서는 시정연설이라는 압박카드를 뽑아들면서도,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제안한 '대통령-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 대해서는 검토할 수 있다고 말해 한국당의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청와대와 민주당, 정부는 12일 고위 당정청 협의회를 열고 추가경정예산의 5월 국회 내 통과와 국회 정상화 등에 대한 방안을 논의했다.

    추경 통과를 위해서는 이번 주 내 국무총리 시정연설이라는 강수를 뒀다.

    명분상으로는 5·18 기념행사 전에 어떻게든 추가경정예산과 5·18 특별법에 대한 성과를 내야 하는 점을 이유로 들었지만 추경 처리가 더 늦어지면 안 된다는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야 4당 중 민주평화당이 13일, 바른미래당이 15일에 각각 새 원내대표를 선출해 어수선한 상황이 예상됨에도 5월 임시국회 내에 추경을 처리하려면 이번 주가 시정연설의 최적기라고 보고 강행을 결정한 것이다.

    여기에 한국당이 국회 정상화에 나서기만 한다면 이른바 선심성 예산으로 불리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줄이고 한국당이 원하는 경기활성화 관련 예산은 늘릴 수 있다고 말하면서 한국당에게 당근도 내밀었다.

    야당과의 대화 방식과 관련해선 나경원 원내대표가 제안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한국당이 장외투쟁에서 벗어나 국회로 복귀할 명분을 제공했다.

    여야 5당 원내대표가 참석하는 여야정 협의체의 범위를 교섭단체 3당으로 줄이는 것은 비교섭단체 2당(평화당, 정의당)의 양해만 있으면 가능하다는 것이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의 여야 5당 대표 회동에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역제안한 일대일 회동, 이른바 영수회담은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제왕적 총재들 끼리나 가능했던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사실상 거절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당대표 먼저, 원내대표 먼저가 아니라 가능한 부분부터 해서 물꼬를 텄으면 한다"며 대통령이 제안한 5당 대표 회동보다 한국당이 요구한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이 더 먼저 이뤄질 수 있는 가능성도 열어뒀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선거제 개편안과 검찰개혁안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으로 한국당이 장외로 박차고 나가면서 완전히 얼어붙은 국회를 어떻게든 녹여보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민주당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교섭단체 간 채널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며 당정청의 논의 결과를 토대로 평화당과 정의당 원내지도부 설득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한국당이 현행법을 위반한 사실이 명백하고, 선거법 개정안에 대한 현실적인 당론이나 대안 없이 무조건 철회만을 고집하고 있는데 대체 뭘 해줄 수 있느냐"며 당내 일각에서는 여전히 한국당에 대한 강한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일단 국회는 가동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에 좀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국당은 교섭단체 협의체 가동에 대해 민주당이 교섭단체 3당만 참여한다는 확답을 가져온다면 참여할 수 있다는 입장이라면서도, 대화 자체가 한국당의 국회 복귀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나 원내대표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교섭단체 여야정 협의체는 내가 얘기했던 것이고, 영수회담 논의와 따로 돌아가기 때문에 영수회담이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원내대표 회동에 참여한다"면서도 "참여 자체가 국회 복귀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내가 요구한 몇 가지가 있는데 협의 내용에 따라서 복귀 여부가 정해진다"고 강조했다.

    한국당 원내 핵심관계자는 "나 원내대표의 요구 조건을 여당이 확실하게 수용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우리가 어떻게 답을 할 수 있겠느냐"며 "민주당이 먼저 양보할 것은 양보하는 입장을 보이고 나서 답을 받으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우선 민주당이 여야정 협의체 회동에 교섭단체만 참여한다는 확답을 받아오면 테이블에 앉을 것이고, 그 후에 논의되는 내용을 보고 복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얘기다.

    한국당의 요구대로 대통령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간 회동이 성사돼 모처럼 민주당과 한국당이 한 테이블에 앉더라도 국회 정상화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선거제 개편안과 검찰개혁안,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안을 태운 패스트트랙 자체를 놓고 여야 간 시각차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패스트트랙은 선거법 개정에 대한 논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도구라고 강조하는 반면 한국당은 일부 정당의 합의사항만 반영된 '게임의 룰'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패스트트랙 철회를 주장하고 있다.

    황 대표는 이날 박정희 생가 방문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연히 민생에 관련된 협의를 해야 된다"며 "협의도 제대로 안 된, 잘못된 패스트트랙을 철회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된다"고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두 당은 추경과 관련해서도 입장이 다르다. 한국당은 재해 관련 추경과 나머지 추경을 분리한다면 재해 추경은 얼마든지 협조할 수 있다는 반면 민주당은 이를 분리할 필요가 없으며 추경 예산의 종류와 규모 조정은 얼마든지 국회 안에서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여당 일각에서도 전격적이든 단계적이든 영수회담을 수용해 물꼬를 트고 국회 정상화의 공을 확실하게 한국당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영수회담의 우선적 수용은 민주당은 물론 청와대 등 여권 내 반론이 매우 큰 상태이고, 5당 대표 회동을 먼저 한 후 일대일 회담을 갖는 방식에 대해서는 한국당이 반대하고 있어 한동안 영수회담이 성사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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