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 왼쪽부터 이승훈, 송민호, 김진우, 강승윤
'위너의 또 다른 시작과 묵직한 다짐을 담아냈다'
그룹 위너의 새 EP '위'(WE)의 앨범 소개글을 읽다가 눈에 들어온 문구다. 1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6층 스튜디오5에서 진행된 위너의 컴백 기념 라운드 인터뷰에서 멤버들에게 앨범 소개글 속 '묵직한 다짐'의 의미를 물었는데 꽤나 '묵직한 답변'이 돌아왔다.
"조금 더 저희의 결속력을 강조하고 싶었다. 5년간 걸어온 것은 멤버들과 팬들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것을 하나로 묶자는 생각으로 '우리'라는 뜻을 지닌 '위'를 앨범명으로 정하게 됐다. SNS상에서는 '위 오어 네버'(WE OR NEVER)를 해시태그로 달며 부제처럼 사용했다. 생각해보면 다 우리였기에 가능했던 거였다. 우리가 아닌, 나혼자 살겠다고 했으면 불가능했을 거다. 더 나아가서 이번 앨범을 들으시는 분들이 위너를 우리라고 느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다. 가수와 연예인은 다른 세상 사람처럼 막연히 멀게만 느껴지지 않나. 그런데 저희도 똑같은 생각과 감정을 가신 사람들이라는 걸 이번 앨범을 듣고 고스란히 느끼신다면, 그분들도 위너를 우리라고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강승윤)
위너가 신곡을 선보인 것은 지난해 12월 싱글 '밀리언즈'(MOLLIONS)를 낸 이후 약 5개월 만이다. 반응은 벌써 뜨겁다. 리드미컬한 기타리프와 중독적인 훅이 인상적인 댄스 장르의 곡인 타이틀곡 '아예'(AH YEAH)는 공개되지마자 국내 주요 음원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팬분들을 빨리 만나고 싶었다. 19년에는 작년보다 훨씬 바쁜 한 해를 보내서, 쉴 새 없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을 보내겠다는 약속을 드렸는데 일단 그 약속을 지키게 된 것 같아 행복하다. 또, 너무 감사하게도 1위를 할 수 있게 됐다. 성적에 대한 기대는 마음속에 요만큼 하고 있었지만 예상은 못했다. 너무 순위에 연연하지 말고 팬분들에게 좋은 무대 보여드리고 좋은 노래 들려드리는 데 포커스를 맞추자는 마음이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팬들의 힘인 것 같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결과 만들어주신 것에 보답할 수 있게 멋진 활동으로 이어가 보겠다" (강승윤)
이번 EP에는 타이틀곡 '아예'를 비롯해 '동물의 왕국', '몰라도 너무 몰라', '붐'(BOOM) 등 신곡 4곡과 기존 발표곡 '에브리데이'(EVERYDAY) 리믹스 버전과 나비효과의 곡을 리메이크한 '첫사랑 2019' 등 스페셜 보너스 트랙 2곡까지 총 6곡이 실렸다. 충분히 다채로운 트랙들로 구성된 앨범이지만, 당초 소속사 YG엔테터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위너가 정규앨범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어 더 많은 곡이 않은 것에 아쉬움을 표하는 팬들도 일부 있다.
"요즘 음악 트렌드가 빨리 바뀌지 않나. 그러다 보니 만들어 놨던 곡들이 질리기 시작하더라. 그래서 정규 앨범을 기획했다가 앨범 사이즈를 미니로 줄이게 됐다. 킵 해둔 곡들은 다음 앨범 때 다시 고민해보자는 생각이다" (강승윤)
위너는 공백 기간 동안 음악 작업뿐만 아니라 북미 투어로도 바쁜 나날을 보냈다. 이들은 시애틀,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댈러스, 시카고, 캐나다 토론토, 뉴욕 등 7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쳤다. 북미 투어는 이들에게 좋은 치료제이자 자극제가 됐다.
"너무 행복한 투어였다. 투어도 투어지만 우리 넷이서 추억 여행을 한다는 느낌도 컸다. 그 부분이 행복했다" (강승윤), "공연장에서 주류를 팔더라. 술을 마시며 공연을 즐기는 관객을 보며 반주를 즐기는 저희 아버지를 보는 듯한 친근한 느낌을 받았다. (미소)" (이승훈), "생각도 많고 정신적으로 힘든 시기였는데 투어가 힐링이 됐다. 팬들에게 힘을 주고 와야 하는데 오히려 받고 온 듯 하다" (김진우), "멤버들이 느낀 감상과 같다. 공연이 끝나고 다양한 곳을 놀러 다니면서 추억도 쌓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어 좋았다" (송민호)
"최대한 노력해서 최대한 갈 수 있는 많은 곳들을 갔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에 달린 댓글을 보면, 많은 나라의 팬들이 '남미에도 와주세요' '유럽에도 와주세요' 하시더라. 향후 진짜로 그런 분들을 만나러 갈수 있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을 것 같다" (강승윤), "팬들이 계시면 어디든 갈 거다" (김진우)
한편, 승리 논란과 세무조사 이슈 등으로 인해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을 보는 대중이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은 위너가 풀어야 할 숙제다.
"저희는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뿐이다. 다만, 회피할 건 아니라고 본다. 저희는 긍정적인 기운을 가지고 있는 그룹이라고 생각하는데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서 좋은 영향을 드릴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다" (강승윤)
다음은 멤버들이 밝힌 신곡 작업기.
1. '아예'
"장히 오래 전에 만들어 놓은 테마다. '연애의 온도'라는 영화를 보고 나서 질척대는 관계보다 아예 끊어버리는 쿨한 이별이 좋다는 생각을 했다. 사실 원래는 솔로 발라드곡으로 가사를 써놨었다. 그런데 그 주제를 발라드곡으로 풀면 재미가 없게 느껴질 것 같았고, 마침 위너와 어울리는 테마가 아닐까 해서 청량감 있는 트랙에 작업해봤다" (강승윤)
2. '동물의 왕국'
"제목부터 눈에 띄죠. (미소). 이 곡 같은 경우는 제목이 아닌 메시지부터 정하고 작업했다.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진솔하게, 가식이나 이런 거 없이 솔직한 감정에서 오가는 비유들을 써보자고 생각하며 가사를 썼다. 저희가 또 반려견, 반려묘 들의 집사들이기도 하고, 사랑이란 감정이 모든 생명체가 느끼는 감정이기에 '동물의 왕국'이라는 제목의 재미있는 곡이 나오게 됐다" (송민호)
3. '몰라도 너무 몰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여태껏 위너가 힘을 빼고 기분 좋은 바이브에 힘을 뺀 느낌의 곡들을 작업해왔더라. 우리도 다크하고 센 노래도 할 수 있는데 하는 생각에서 무작정 묵직하게 만들어보자고 하면서 시작한 곡이다. 결과적으로는 만족이다" (강승윤)
4. '붐'
"이별한 뒤 참고 있던 슬픈 감정이 폭발하는 내용인데, 원래 제가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사람들에게 괜찮은 척 하면서 살아가다가 별거 아닌 거에 툭 하고 터지는 감정이었다. 그런데 (송)민호가 '그래도 공감이 가는 가사여야 하지 않겠냐'고 해서 이별 이야기를 넣게 되었다" (강승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