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와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사진=자료사진)
문재인 대통령의 제39주년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사로 정국이 더 얼어붙는 모양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전날 기념식이 끝난 뒤 "반쪽짜리 기념식"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괴물이 되지 말자"고 되받아치면서다.
문 대통령이 전날 기념사에서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가 없다"며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 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는 현실이 국민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고 했던 게 발단이 됐다.
이른바 5·18 망언을 한 한국당 소속 의원들에 대한 징계 불발과 극심한 여야 대치로 5·18 진상규명조사위원회 조사위원 구성이 지연된 걸 정조준한 발언으로 읽힌다.
이를 두고 나 원내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문 대통령은 독재자의 후예를 운운하며 사실상 우리 당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며 "우리는 이미 자격이 충분한 (5·18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를 이유 없이 거부해 출범이 늦어진 것"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반면 조 수석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 사람 되기는 힘들어도 괴물이 되진 말자"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속 대사를 인용해 한국당을 비판했다.
조 수석은 "5·18 폄훼 망발과 악행을 일삼는 자, 정략적 목적과 이익을 위해 악행을 부추기거나 방조하며 이용하는 자들에게 보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5·18은 현행 1987년 헌법의 뿌리고, 우리 모두는 5·18의 자식"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무소속 손혜원 의원도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손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황 대표는 신발, 바지에 흙이 묻고 갈길을 제지당해 불편했다지만, 당시 광주시민들은 국가가 보낸 총칼로 수백명이 죽어나갔다"며 "엉망이 된 '신발, 바지 체험'을 통해 이유없이 죽어간 광주 시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이해하셨느냐"고 일갈했다.
한국당으로서는 이종명 의원의 제명 건을 의원총회에 부쳐야 하는 데다 '망언 3인방'의 국회 윤리특위 징계, 5·18 특별법 제정 등으로 당분간 5·18 후폭풍은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