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사진=노컷뉴스)
야구 경기에서 투수가 들을 수 있는 최고의 평가 중 하나가 "경기를 지배했다"는 말이다.
류현진이 5일(한국시간) 미국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3피안타 0볼넷 무실점 2탈삼진 호투로 시즌 9승(1패)을 수확하자 미국 주요 언론을 일제히 류현진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주목했다.
AP통신은 '류현진이 또 한번 경기를 지배했다'는 헤드라인을 뽑았다. LA 지역 유력지 LA타임스 역시 '류현진의 지배가 계속 된다'고 호평했다.
만만치 않은 애리조나 원정길에 나섰지만 5월의 투수 류현진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그야말로 류현진다웠다. 오랫동안 마운드를 지켰고 볼넷은 1개도 내주지 않았다. 득점권 위기에서는 집중력을 높여 적시타를 차단했다.
다저스가 9대0으로 승리하면서 류현진은 시즌 9승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다승 공동 1위에 올랐다. 리그 1위의 성적인 평균자책점은 1.48에서 1.35로 더 낮아졌다.
LA타임스는 '류현진이 7이닝 무실점으로 최근 18⅔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빛나는 시즌을 보내고 있는 류현진이 또 한번 빛나는 호투를 했다'고 적었다.
이어 '류현진은 안타를 3개밖에 맞지 않았다. 볼넷을 1개도 내주지 않았다. 삼진을 2개밖에 잡지 못하면서도 이같은 결과를 냈다. 요즘 같은 시대에서는 정말 경이로운 활약'라고 평가했다.
강속구 투수의 전성시대라 해도 과언이 아닌 요즘 메이저리그에서 제구력과 맞춰잡는 능력으로 한 경기를 지배한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최근 메이저리그에서는 장타력이 좋은 타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투수들은 힘 좋은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강속구로 맞선다. 타자를 힘으로 압도하기 어려운 수준의 구위을 가진 투수가 고전하는 이유다. 실투 1~2개가 장타가 되는 순간 와르르 무너지곤 한다.
하지만 류현진은 달랐다. 스트라이크존 구석을 찌르는 제구력과 특유의 볼배합은 여전했다. 특히 타자의 타이밍을 흔드는 체인지업의 위력이 빛난 경기였다. LA타임스가 류현진의 호투를 높게 평가한 이유로 풀이된다.
이어 이 매체는 야수진의 실책이 나왔을 때가 류현진이 위기에 몰렸던 유일한 순간이었고 그때마다 차분하게 잘 빠져나왔다고 호평했다. 또 '6월의 시작은 마치 그가 보낸 5월과도 같았다'는 표현도 했다. 류현진은 내셔널리그 5월의 투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