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하야' 를 요구하며 단식농성 이틀째를 맞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2일 오후 청와대 인근 천막농성장에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유튜브 생중계 인터뷰를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잇따른 막말로 논란의 중심에 선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전광훈 목사의 단식이 미스테리다.
지난 8일 순교자 운운하며 호기롭게 단식을 예고한 이후 11일 오후 실제로 단식에 들어가기까지 그의 단식은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한기총에서 '1일 릴레이 단식'이라고 밝힌 터라 전 목사 자신도 하루 단식할 것으로 알려져 12일까지도 그의 '단식현장'에는 기자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11일 늦은 오후에 단식에 돌입한 상태였기 때문에 그의 단식은 12일 점심 때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날 오후에도 전 목사는 단식현장인 한기총 텐트를 떠나지 않았다.
그러자 취재진과 지지자들이 물었다. "대체 언제까지 단식을 진행할 예정이냐"고.
그는 "일단 하루를 잡아뒀는데 이틀이 될지 사흘이 될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전 목사에게 응원의 말을 건네며 "너무 무리하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 하야' 를 요구하며 단식농성 이틀째를 맞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가 12일 오후 청와대 인근 천막농성장에서 주옥순 엄마부대 대표와 유튜브 생중계 인터뷰를 갖고 있다. 황진환기자
사실 그의 단식 현장은 지지자들은 물론 보수 유튜버들까지 진을 치고 있었다.
그래서 기자들 사이에서는 "전 목사가 유튜브 생중계 때문에 단식을 중단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다"는 우스개 소리도 나왔다.
그런데 아주 '허망한' 일이 발생했다.
13일 한기총 측에 전 목사의 정확한 단식 기간을 문의한 결과 예상치 못한 답변이 돌아온 것이다.
한기총 관계자는 "전 목사께서 당뇨가 심해 단식을 오래 할 수 없다"며 단식이 이미 끝났다고 했다.
단식이 언제 끝났냐는 거듭된 질문에 그는 "당일 끝난 걸로 알고 있다"며 얼버무렸다.
당일이라면 단식에 들어간 11일을 말한다. 결국 전 목사는 이날 저녁 한끼만을 굶은 것이다.
게다가 그날 밤 전 목사는 집에 귀가하기도 했다고 한다.
12일 전 목사와 지지자·취재진 사이에 오고간 대화는 그렇다면 뜬구름 잡는 '선문답'이었다는 말일까?
전 목사는 8일 한기총 홈페이지를 통해 문 대통령을 독재자 히틀러에, 자신을 히틀러에 저항하다 순교한 선교사 본 회퍼에 비유하며 신자들에게 단식 참여를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