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선교 자유한국당 의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건강상 이유'로 지난 17일 자유한국당 사무총장 직에서 물러난 한선교(4선) 의원이 사퇴 배경을 두고 황교안 대표와 갈등설을 암시한 언급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CBS노컷뉴스가 27일 단독 입수한 한 전 총장과 모 중진의원과의 대화 내용을 보면 그는 사무총장 사퇴 이유과 관련해 "(황 대표와) 사이가 안 좋아질까봐 그만둔 것"이라며 "공무원 (출신)들과는 스타일이 좀 안 맞다"고 말했다.
이는 한 전 총장이 당시 '건강상의 이유로 사퇴한다'는 입장문과는 결을 달리하는 발언이다.
하지만 사이가 안 좋아지기 전 자진 사퇴를 결정한 것이란 설명일 뿐 일각의 불화설에 대해선 일축했다. 자신의 사퇴 배경을 놓고 갈등설이 불거져 나온 것에 대해 "언론이 재미있게 쓰려고 그런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황교안 체제에서 첫 사무총장으로 임명된 지 약 석 달 만에 한 전 총장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당 안팎에서는 '갈등설', '와병설' 등 사퇴 배경을 두고 뒷말이 무성했다.
실제로 한 전 총장은 사퇴 의사를 담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저는 오늘(17일) 건강상의 이유로 사무총장직을 사퇴한다"고 했고, 황 대표도 "(한 전 총장이 사퇴 의사를 보인 것은) 건강상의 이유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알고 있다. 본인의 뜻이 분명해서 수용을 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와 한 전 총장 모두 사퇴 배경으로 '건강상 이유'를 들었지만, 정작 한 전 총장은 모 중진의원과 대화에서 '건강 이상설' 대신 다른 이유를 댄 셈이다.
아울러 관료 출신인 황 대표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발언에 비춰볼 때, 사무총장 직 사퇴 배경으로 황 대표와의 '갈등설'에 무게가 실린다.
한 전 총장의 사퇴 이전부터 당내에선 법무부 장관과 국무총리 등을 거친 황 대표가 당 사무처와 총리실‧법무부 등과 비교하며 사무처의 업무 처리에 불만을 드러냈다는 설이 돌았기 때문이다.
한편 한 전 총장은 후임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되는 비박계 인사들에 대해선 혹평을 내놓기도 했다.
그는 자신의 후임 사무총장 후보로 A‧B 의원 등이 거론된 데 대해 "내가 보기엔 또 거기(탈당파)에 속는 것"이라며 "사실 그 사람들은 내용(컨텐츠)이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현재 황교안 체제에서 주요 당직을 맡고 있는 A 의원에 대해선 "내용 없이 '자기'를 팔고 있는 사람들로 똑같다"고 평가 절하했다. 내정설이 돌기도 했던 B의원에겐 "(황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임명할) 생각이 있었는데 아마 심하게 내부에서 부딪혔던 것 같다"고 했다.
복당파 출신인 A·B 의원이 후임 사무총장 후보로 거론된 것에 대해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당내 반발 분위기를 주시하고 있다는 발언으로 읽힌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예산과 조직을 책임지며 공천 단계에서부터 선거일까지 실무를 진두지휘 해야 하는 사무총장은 당 대표 못지 않게 핵심 요직으로 꼽힌다. 총선을 불과 10개월 앞두고 사무총장 직을 사퇴하는 것 자체가 한 전 총장에 불명예일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달 7일 한 전 총장은 회의 도중 사무처 당직자들에게 'X같은 XX야', '꺼져' 등 욕설 파문으로 사과했다. 지난 3일에는 백블(백브리핑)을 듣기 위해 바닥에 앉아 있는 기자들에게 '걸레질을 한다'고 말해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 같은 대화 내용에 대해 한 전 총장은 통화에서 "저는 건강 때문에 그만둔 것이 맞다"면서 "(갈등설 등에 대해)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