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 (사진=연합뉴스 제공)
■ 방송 : CBS라디오 <임미현의 아침뉴스="">
■ 채널 : 표준 FM 98.1 (07:00~07:30)
■ 진행 : 임미현 앵커
■ 코너 : CBS 체육부의 <스담쓰담>
◇ 임미현 > 스포츠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눠보는 코너 스담쓰담입니다. 체육부 박세운 기자 나와 있습니다.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 임미현 > 오늘은 어떤 주제인가요?
네. 벌써 네 번째 10승 도전을 준비하는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류현진 선수의 소식을 준비했습니다.
◇ 임미현 > 지난 3경기에서 모두 잘 던지고도 승리를 얻지 못했잖아요. 동료들의 실수도 있었고 참 운이 없었습니다.
류현진은 우리 시간으로 지난 5일 애리조나전에서 시즌 9승을 따냈습니다. 이후 3경기에서 승리를 올리지 못했는데요. 류현진이 못 던져서 그랬느냐, 아닙니다.
3경기 평균자책점이 시즌 평균보다도 낮은 0.95였습니다. 3경기에서 총 6점을 줬는데 투수에게 책임이 있는 자책점은 2점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4점은 수비 실책에서 비롯됐습니다.
악송구가 나오고, 병살 기회에서 1루수가 공을 놓치고, 이상하게 류현진이 등판한 날마다 수비가 흔들렸습니다. 운이 없었던 것입니다.
◇ 임미현 > 내일 시즌 10승에 도전하잖아요?
류현진은 우리 시간으로 내일 오전 9시40분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리는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합니다.
◇ 임미현 > 콜로라도는 류현진 선수가 지난 경기에서 맞붙은 팀이잖아요?
그렇습니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홈경기였구요. 류현진은 6이닝 3실점을 기록했고 자책점은 1점이었습니다. 초반부터 수비가 무너진 것을 감안하면 굉장한 호투였습니다. 내일 경기는 원정입니다. 장소는 콜로라도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입니다.
◇ 임미현 > 쿠어스필드의 별명이 심상치 않아 보입니다. 투수들의 무덤이라구요?
투수들의 무덤으로 악명이 높은 야구장입니다. 메이저리그 서른개 구단의 서른개 야구장은 디자인과 특성이 다 다릅니다. 그에 따라 구장 효과라는 것이 존재하는데요. 쿠어스필드는 타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구장으로 유명합니다.
◇ 임미현 > 어떤 이유에서 그런가요?
야구장의 위치 때문입니다. 쿠어스필드의 해발 고도는 메이저리그 구장 가운데 가장 높은 1600m입니다.
고지대는 낮은 지대에 비해 산소가 희박하니까 공기 저항이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아무래도 타구가 더 멀리 나갑니다. 타구 속도가 빨라지니까 수비에게 위협적인 장면이 자주 연출되고 홈런이 나올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 임미현 > 해발 고도가 야구 경기의 변수가 될 수 있군요.
그렇습니다. 참고로 말씀드리면, 해발 고도가 변수가 되는 것은 비단 야구 뿐만은 아닙니다.
고지대에서 일상 생활을 할 때는 괜찮은데 운동을 하게 되면 호흡이 더 가빠집니다. 마라톤 선수나 축구 대표팀 선수들이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심폐기능 강화를 위해 고지대 체력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콜로라도주 덴버에는 미국프로농구(NBA) 덴버 너겟츠라는 구단이 있거든요? 여기 선수들은 숨이 가쁜 상태에서 농구를 하는데 적응이 돼 있습니다. 반대로 가끔씩 덴버를 방문하는 원정 선수들은 죽을 맛이겠지요?
그래서 덴버의 지난 시즌 홈경기 승률이 무려 83%, NBA 전체 1위였습니다. 이런 걸 홈 어드밴티지라고 하는데, 쿠어스필드는 이런 특징이 극명한 야구장입니다.
◇ 임미현 > 쿠어스필드의 특징을 조금 더 설명해주신다면요.
네. 콜로라도 타자들의 홈-원정 기록을 비교해보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원정경기 팀 타율이 2할2푼5리, 메이저리그 30개 구단 중 29위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홈경기 팀 타율은 3할1푼2리로 압도적인 리그 1위입니다. 유일하게 3할대를 기록하고 있는 팀이 바로 류현진의 다음 상대팀입니다.
콜로라도의 마지막 홈경기는 2주 전에 있었던 샌디에이고와의 4연전이었습니다. 양팀이 4경기에서 총 92점을 주고받는 역사적인 난타전을 벌였습니다. 4연전 기준으로 92점은 메이저리그 신기록입니다. 정말 살벌한 곳입니다.
◇ 임미현 > 류현진 선수는 그동안 쿠어스필드에서 어땠나요?
안 좋았습니다. 통산 4번 등판했는데, 성적은 1승3패, 평균자책점 7.56에 그쳤습니다. 류현진이 통산 세 차례 이상 등판한 메이저리그 구장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가장 안 좋은 장소가 바로 쿠어스필드입니다.
◇ 임미현 > 류현진 선수에게는 중요한 고비가 되겠네요?
경기 장소가 쿠어스필드인데다 강타자들이 많습니다. 류현진을 상대로 통산 타율이 5할이 넘는 천적 놀란 아레나도가 중심 타선에 버티고 있구요.
또 콜로라도는 오른손투수보다 왼손투수를 상대로 더 잘 치는 팀이기도 합니다. 류현진에게는 여러 모로 악조건입니다.
◇ 임미현 > 그렇기 때문에 내일도 호투를 펼친다면 류현진의 가치는 더욱 올라가겠네요?
그렇습니다. 류현진의 가치는 이미 상종가를 치고 있습니다. 9승1패, 3경기째 승수를 쌓지 못하고 있는데 여전히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 1위입니다.
평균자책점은 1.27은 압도적인 리그 1위 기록입니다. 현재 유일한 1점대 투수가 바로 류현진입니다.
사이영상에 대한 기대는 점점 더 커지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시즌이 이제 반환점을 돌았는데, 다수의 미국 현지 매체들은 가장 유력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 후보로 류현진을 꼽고 있습니다.
투수들의 무덤 쿠어스필드에서도 호투를 펼친다면 아마 현지 전문가들에게 더 확실한 눈도장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정확한 제구력과 상황 대처 능력은 구장과 환경을 가리지 않는 법인데, 그런 류현진의 장점이 발휘된다면 사이영상으로 가는 길은 더 가까워질 수 있습니다.{RELNEWS:right}스담쓰담>임미현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