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만나기 위해 30일 오후 판문점 군사분계선 북측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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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판문점 번개 회동에 대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주자들은 북한의 실질적 변화 없이는 사진찍기 행사에 그칠 뿐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민주당 대선 후보로 가장 큰 지지율을 확보하고 있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선거캠프의 앤드류 베이츠 대변인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국가안보와 이익을 희생하면서 독재자를 감싸고 돌고(coddling)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행동은 우리가 세계 무대에서의 입지를 복구하고 주요 동맹과의 관계를 회복하며, 미국인들을 위한 진정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대통령이 시급히 필요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은 사진찍기 행사를 위해 미국의 영향력을 탕진해서는 안 되며 무자비한 독재자와 연애편지를 교환해서도 안 된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지난 대선에서 이른바 샌더스 돌풍을 몰고 왔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이날 ABC방송의 '디스위크'에 출연, "그가 적들과 함께 앉아 협상하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면서도 "나는 그것이 단지 사진찍기용 행사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고 지적했다.
훌리안 카스트로 전 주택도시개발 장관도 CNN의 '스테이트오브더유니언'과의 인터뷰에서 "적국과의 대화는 문제없다"면서도 "북한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에서 했던 약속들을 이행하지 않았다"며 아직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판문점 회동에 대해서도 "변덕스럽고 무계획적인 접근"이라면서 "알맹이가 없다"고 비판했다.
에이미 클로버샤 상원의원도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 "핵무기 같은 중요한 문제를 놓고 대화하는 것은 좋다"면서도 "명확한 경로도 없고, 아직까지 아무런 성과도 나오지 않았다. 솔직히 지난 5월에 북한은 미사일 발사로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베토 오로크 전 하원의원은 미국 CBS방송의 '페이스더네이션'과 인터뷰에서 "북한에 관한 한 미국은 더 안전하지 못하다"며 "김정은에게 정당성만 더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이처럼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낸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유세 과정에서 판문점 회동을 통해 사상 처음 북한 땅을 밟은 현직 대통령이라는 점을 치적으로 내세울 가능성을 미리 경계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