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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아베 다음 표적은 '한국車'…견딜 힘 있나

    日, '백색국가'에서 韓 제외할 듯
    내연기관車 타격은 제한적, 미래車는 타격 우려
    韓, 자동차 생산량·판매량 모두 추락… 상반기도 부진
    현대車 정의선, 중국行… 판매부진에 직접 점검
    국내에선 금속노조 총파업에 임단협 과제도

    (일러스트=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백색 국가(화이트 리스트)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려는 움직임에 들어갔다. 반도체에 이어 내우외환의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한국 자동차 업계를 다음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한국 자동차 업계는 계속된 글로벌 판매 부진으로 지난해 멕시코에게 자동차 생산량 6위 자리를 내줬다. 국내에선 노동조합과의 임단협 과제부터 민주노총 금속노조의 총파업 영향까지 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당장 큰 피해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 내우외환 한국車에 '2차 보복' 준비하는 아베

    일본은 지난 12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전략물자 수출 통제 양자협의'에서 우리나라를 백색 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는 자체적으로 '백색 국가'를 정해 군사 전용(轉用)이 가능한 품목에 대해 허가신청을 면제해주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04년부터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됐다.

    반대로 백색 국가에서 제외되면 해당 국가로 수출되는 화학, 첨단소재 등 품목에 대해 일본 경제산업성이 90일간 심사를 한다. 공급 차질을 떠나 수출 자체가 막힐 수도 있다.

    일본이 실제로 백색 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할 경우 타격이 우려되는 분야 중 하나는 자동차 산업이다. 결국 일본이 내우외환의 시기를 겪고 있는 한국 자동차 업계를 표적으로 삼은 것이다.
    (그래픽=김성기 PD)

     


    한때 세계 5위 자동차 생산국이었던 한국은 지난해 멕시코에 밀리며 7위로 내려앉았다.

    한국은 2018년 한 해 동안 총 402만 8705대(통계는 국내생산 기준)를 생산해 409만 7816대를 생산한 멕시코에 6위 자리를 내줬다. 3년 연속 생산량이 감소한 한국은 5위 인도와의 격차도 115만 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생산량과 함께 판매량도 계속해 줄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완성차 5개 회사의 글로벌 판매량은 총 386만 5827대로 2018년 상반기보다 5%나 줄었다. 내수시장에서 0.3% 감소했고 해외시장에선 무려 6% 감소했다.

    쌍용자동차를 제외한 4개사(현대차·기아차·한국GM·르노삼성)의 판매량이 모두 하락했다.

    맏형 격인 현대차는 특히 해외시장에서 좀처럼 부진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서의 부진으로 현대차의 해외판매는 7.6% 감소했다.

    판매 부진이 이어지자 현대차는 올해 베이징 1공장 가동중단, 3공장 감산에 들어갔고 기아차는 옌칭 1공장을 합작사에 장기 임대 조건으로 넘겼다.

    중국 시장의 경영 효율화가 절실한 상황에서 현대차그룹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번 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직접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해외만큼이나 국내에도 풀어야 할 숙제가 쌓여있다. 노동조합과의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도 숙제이지만 최근 금속노조가 총파업을 결의하면서 부담이 한층 늘었다.

    ◇ 내연기관車 국산화 이뤄 타격 적어… 타깃은 '미래車'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한국 자동차 업계에 일본발 악재가 우려되지만 당장엔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내연기관차는 현대모비스 등이 국산화를 상당 부분 이뤄 타격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일본제 변속기 '아이신'을 쓰는 쌍용차만 어느 정도 타격이 우려된다.

    문제는 미래 자동차 분야이다. 백색 국가 제외로 수입에 차질이 빚을 것으로 보이는 대표적인 품목은 화학, 첨단소재로 이들 모두 '전기차 배터리', '수소차'의 핵심 부품이다.
    일진복합소재에서 만든 수소연료탱크에는 일본 도레이社의 탄소섬유 원사가 들어간다.

     


    다만 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는 대부분 일본이 아니더라도 수급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배터리 4대 핵심소재의 일본 의존도는 높지 않고 대체재 역시 많다"고 밝혔다.

    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는 양극재와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으로 대부분 국내외 기업을 통해 수급이 가능하다. LG화학 신학철 대표 역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이미 시나리오를 짜고서 (다각화 등) 대응하고 있어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일본 의존도가 높은 '유계 PVDF 바인더'와 '수계 SBR 바인더', '알루미늄 파우치'는 부담이 될 것으로 분석됐다.

    수소차에 쓰이는 탄소섬유는 국산화가 진행 중이지만 시간이 걸려 일본 경제제재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 탄소섬유를 최초로 개발, 독자 생산 중인 효성이 최근 현대차에 공급하기 위한 탄소섬유 인증 절차에 들어갔지만 올해 안으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현대차 넥쏘에 들어가는 탄소섬유는 일본 도레이社 제품으로 실제 일본의 경제제재가 이뤄질 경우 프랑스 도레이, 미국 도레이 등을 통해 대체할 계획이다.

    대림대학교 김필수 자동차학과 교수는 "배터리 일부 부품과 자율주행차에 들어가는 각종 센서 등 일본에 의존하는 부분이 있다"며 "앞서 반도체 규제와 달리 (자동차 분야 등은) 대체 효과가 있는 부분이 많지만 3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고 일본에 의존도가 높은 자동차 산업인 만큼 철저한 분석과 대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원도 "지금은 대체가 가능할지 몰라도 일본은 우리보다 기초원천 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이후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다른 제품으로 대체를 해 문제가 없다면 괜찮지만 원가가 올라가거나 성능이 떨어진다면 한국 제품을 공급받는 고객사는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며 핵심 기술에 대한 국산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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