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민경욱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지난 7월 8일 일본 혐한사이트 카이카이채널에 게재된 사진. 원본에 사진들이 합성돼 공유되고 있다. (사진=민경욱 공식 페이스북 캡처/카이카이채널 홈페이지 캡처)
자유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주변국가들로부터 집단 폭행을 당하는 한국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려 논란이 일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지난 29일 "딱 한반도 상황이군요"라며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을 보면 6명의 남성이 등장하며 각 남성에겐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 국가의 국기가 그려져 있다.
먼저 일장기가 그려진 남성은 몽둥이를 치켜든 채 태극기가 그려진 남성을 향해 휘두르려고 하고 있다. 북한 인공기가 그려진 남성도 몽둥이를 들고 있다.
중국 오성홍기와 러시아 국기가 그려진 남성은 태극기가 그려진 남성을 향해 발로 밟으려고 하고 있으며 미국 성조기가 그려진 남성은 트럭을 탄 채로 멀찌감치 현장을 바라보고 있다.
이같은 합성사진은 최근 일본의 대한국 수출 규제 조치와 중국과 러시아의 영공침범, 북한의 미사일 도발 등이 일어난 한반도 상황에서 동맹국인 미국이 이를 방관하고 있다는 뜻을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 이와 비슷한 사진이 지난 8일 일본 혐한사이트로 알려진 카이카이채널(kaikai.ch)에 올라왔다.
'현재 대한민국 상황/현재 한국의 상황'이라는 제목의 글에 게재된 사진을 보면 일장기가 그려진 남성은 민 대변인이 올린 사진과 같이 몽둥이를 치켜들고 있다.
다만 여기서는 유럽연합(EU) 국기가 그려진 남자와 미국 성조기가 그려진 남자가 태극기가 그려진 남성을 발로 밟으려 하고 있다. 주변에는 태국 삼색기와 베트남 금성홍기가 추가됐으며 중국 오성홍기와 북한 인공기가 함께 그려진 남성이 뒤에서 바라보고 있다.
이는 민 대변인이 올린 사진과 같이 주변 국가들로부터 집단폭행을 당하는 한국의 모습을 비유한 것이다.
문제의 게시물 댓글에는 "맞는 원인을 만든 것은 한국아닌가?"라는 댓글이 올라와있다. (사진=카이카이채널 홈페이지 캡처)
의도대로 이 게시물 댓글에서는 한국을 조롱하는 댓글이 달렸다.
일본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은 "모두 이유가 있다", "미움받는 일 해놓고 피해망상하지 마라", "국민이 미개하니까 나라가 미개하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
여기에 한국 아이디를 가진 네티즌들도 "어치피 한국에는 미래가 없다", "맨 밑바닥까지 떨어져도 무조건 일본 탓을 할 것" 등의 댓글을 달며 공감을 했다. 문제의 사진은 같은날 일간베스트(일베) 사이트에 올라가기도 했다.
민 대변인이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이 어떻게 합성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문제의 사진은 또다시 합성돼 공유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접한 네티즌의 시선은 곱지 않다. 민 대변인 페이스북에 "대한민국 국회의원 맞나? 민 의원이 올린 사진에서 얻어 맞는 게 대한민국이라면 그것은 국민일텐데 좋으냐", "당신은 어느 나라 사람입니까? 정말 일본사람입니까?" 등의 비판이 이어졌으며 반대로 "자한당에서 활약하시는 소수 의원 중 한 분"이라며 응원 댓글도 달렸다.
한편 사진의 원본은 2008년 10월 중국 광저우에서 신문배달원을 집단 폭행한 사건을 찍은 것으로 당시 신문배달원이 트럭을 막았다는 이유로 무차별 폭행당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