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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경 "나와 닮은, 닮고 싶은 '구해령' 통해 카타르시스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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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세경 "나와 닮은, 닮고 싶은 '구해령' 통해 카타르시스 느껴"

    [노컷 인터뷰] MBC '신입사관 구해령' 배우 신세경 ①

    배우 신세경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MBC '신입사관 구해령' 속 구해령은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는 모든 것들을 하나씩 비틀고, 전복시켜 나간다. 조선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으로서 받는 억압과 규율을 당연한 듯이 깨부순다. 조선 시대 구해령의 모습을 통해 2019년을 살아가는 구해령들도 위로를 받고 응원을 받았다.

    구해령을 연기한 배우 신세경은 어느 인터뷰에서 "나는 화려한 꽃보다는 소나무처럼 멋진 여자가 되고 싶다"('마리끌레르' 2014년 09월호 인터뷰 중)고 말한 바 있다. 그런 신세경이기에 자기의 꿈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는 구해령의 모습을 보다 선명하게 그려낼 수 있었다.

    지난 25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세경은 '19세기 한양에서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는 여인' 구해령의 시작은 '의문'이었을 거라고 말했다.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구해령 역으로 열연한 배우 신세경 (사진=방송화면 캡처)

     

    ◇ 사회가 규정한 삶을 거부한 구해령…'2019년 구해령'에게 전하는 응원

    "처음 대본을 받고 읽어봤을 때 원하던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작품이었죠. 2부 엔딩에서 구해령이 족두리를 쓰고 별시를 치르러 가는 장면을 보고 이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확실해졌어요. 그래서 꼭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신입사관 구해령' 속 구해령은 어찌 보면 '반골'이라 할 수 있다. 조선 시대라는 사회가 규정한 여성상과 여성의 삶을 거부한다. '여성' 구해령이 아닌 '구해령'으로서의 온전한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사회와 사람들의 시선에 반기를 든다.

    혼인을 거부하고 족두리를 쓴 채 별시를 치르기 위해 달려가는 구해령의 모습은 2019년 대한민국 사회에서도 상당한 쾌감을 느끼게 만든다. 오롯이 내 힘으로 나의 삶과 꿈을 살아가기 위해 달려가는 모습을 보면 자연스레 응원의 목소리가 나온다. 2019년을 살아가는 모든 구해령을 위한 응원이다.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구해령 역으로 열연한 배우 신세경 (사진=방송화면 캡처)

     

    그렇기에 신세경은 "구해령이라는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게 굉장히 자랑스럽고 기뻤다"고 말했다. 그는 구해령에 대해 "어찌 보면 혁신"이라고 말했다. 신세경이 '신입사관 구해령'을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작품'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러한 지점과 맞닿아 있다.

    신세경은 "실제로 조선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은 우리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듯이 사실은 자아의 표출을 하기 힘들었다"며 "구해령은 그 시절을 살았던 여성들의 절규를 대신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촬영하면서 그런 순간을 느꼈고,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지점이 충분히 있었다. 그런 면에서 흥망과 관계없이 소중하고 귀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시대상에 걸맞은 여성의 모습이 아니라 일종의 '판타지'다 보니 걱정했던 부분도 있었다"며 "촬영하면서 자연스레 그러한 걱정은 털어내고, 발현하고 싶은 만큼의 표현을 다 해낼 수 있었다. 앞으로 이런 작품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배우 신세경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 신세경과 닮아 있는 구해령…구해령의 카타르시스를 느끼다

    구해령은 조선 시대에서 보기 힘든, 아니, 볼 수 없는 여성 캐릭터다. 그렇기에 신세경은 구해령을 연기하면서 과연 어디까지 표현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우리가 갖는 고정관념을 넘어가는 데 있어서 자신의 연기가 얼마만큼 설득력을 가질 수 있을지 역시 고민이었다. 그러나 대본이 가진 섬세함은 구해령의 낯선 행보를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 이에 신세경은 두려움을 잊고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만큼을 표현하며 구해령을 그려낼 수 있었다.

    드라마에 들어갈 때 신세경은 구해령에 대해 '19세기 한양에서 굉장히 문제가 되고 있는 여인'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여성'이라고 표현했다. 촬영하며 구해령을 조금씩 더 알아가며 알게 된 신세경은 구해령의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향'이 '의문'에서 시작된 것이라 보았다.

    신세경은 "물론 타고 난 성정도 있겠지만, 어린 시절 청나라에서 서구의 문물을 접하고 탐구하고 싶던 학문 등이 종합적으로 마음속에 크게 뿌리내리며 의문이 생겼던 것 같다"라며 "왜 여자는 무조건 혼인해야 하고, 어느 나이가 되면 이렇게 해야 한다는 데 대해 울분이라기보다 근본적이 의문이 생긴 것이다. 대체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 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세경은 "구해령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말을 뱉고 행동할 수 있었던 것은 뿌리부터 시작된 의문이기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만약 조선 시대를 충분히 몸으로 겪고 또 피부로 느낀 사람이라면 오히려 현실을 너무나 잘 알기에 조금이라도 두려움이 있었을 거 같다. 그러나 구해령은 태초부터 그렇게 살아온 아이가 아니다 보니 왜 이래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의문에서 시작된 발걸음이 아니었나 생각해 봤다"고 덧붙였다.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구해령 역으로 열연한 배우 신세경 (사진=방송화면 캡처)

     

    신세경은 억압과 규율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구해령과 "닮은 점도 많고, 닮고 싶은 점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마음속에 가진 불꽃은 비슷하지만, 나는 사회화된 인간이기에 구해령처럼 다 질러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기에 작품을 연기하면서 개인적으로 카타르시스 느낀 신이 많았다"고 말했다.

    신세경은 구해령의 모든 행보가 그 시대로서는 파격적이고, 현재를 살아가는 자신이 보기에도 무릎을 '탁' 칠만한 장면이 많았다고 말했다. 신세경은 그러한 장면들을 "주옥같다고 항상 생각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오라버니 구재경(공정환 분)이 정글 같은 궁궐 생활을 걱정하며 그만두라고 하자 구해령이 "싫습니다"라며 말하는 장면도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았다.

    "저는 늘 오라버니가 부러웠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면 가야 할 곳이 있고, 집을 나서면 해야 될 일이 있고, 매일매일 뭐 대단하지는 않아도 삶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제겐 이 서책으로 보는 세상이 전부였는데요. 단 한 번이라도 제게 그런 하루가 주어지길, 단 한 번이라도 제가 어딘가에 쓸모가 있길 오랫동안 바라왔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바람대로 살고 있고요. 만약 그 마음이 화가 된다면, 대가라고 생각하고 마땅히 치르겠습니다."(22회 중)

    '신입사관 구해령'은 시대를 기록하는 '사관'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에 따르지 않는 사관의 모습은 구해령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그렇기에 구해령은 사관으로서도 누구보다 열심일 수 있었다.

    신세경은 "사관은 어떤 상황에서도 냉정하고 침착하고, 차가운 콘크리트 같은 중립을 유지해야 하는 사람"이라며 "태종 이방원이 낙마한 사실을 모르게 하라는 말까지 사관은 적었다고 한다. 그만큼 고집 있고 뚝심 있는 사람이라는 걸 이번 드라마를 통해 처음 알았다. 직업에 대해 자부심 있게 하루하루 배워나가게 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계속>
    배우 신세경 (사진=나무엑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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