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아무리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해도…."
10일 화성종합경기타운에서 열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H조 2차전 스리랑카와 홈 경기.
한국이 6대0으로 크게 앞선 후반 16분 파울루 벤투 감독은 캡틴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을 벤치로 불러들였다. 사인을 받은 손흥민은 김신욱(상하이 선화)에게 주장 완장을 채워준 뒤 관중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천천히 벤치로 걸어나왔다.
이 때 주심이 옐로 카드를 꺼냈다. 교체 과정에서 시간을 끌었다는 경고였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거세게 항의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8대0 대승으로 끝난 스리랑카전 유일한 옥의 티였다.
벤투 감독도 주심의 판정에 대해 단단히 뿔이 났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대놓고 주심을 비난할 정도.
벤투 감독은 "상식적으로 경기장에 있는 모두가 봤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해도 내가 봤을 때는 주심이 주목을 받고 싶은 욕심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누가 6대0으로 이기는 상황에서 시간을 끈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런데 이란 주심은 그렇게 생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비난의 강도는 더 높아졌다.
벤투 감독은 "60분에 6대0으로 이기고 있고, 진작 승부가 기울어진 상황에서 시간 끌기라 생각해 손흥민에게 경고를 줬다"면서 "특별히 경기에서 이슈가 된 것도 없고, 주심이 한국에 와서 '손흥민 경고 하나 줬다. 내가 주인공'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손흥민도 주심의 경고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단 공개적으로 주심에게 날을 세운 벤투 감독과 달리 조심스러웠다.
손흥민은 "6대0으로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시간을 끄는 행동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나는 충분히 뛰어나왔다고 생각했다"면서 "받지 말아야 할 경고를 받은 것은 내 잘못이다. 심판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