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오재원 (사진=연합뉴스 제공)
두산 베어스는 8월15일까지 2019 KBO 리그 정규리그 3위 팀이었다.
1위 SK 와이번스에 무려 9.0경기차로 뒤졌다. KBO리그 역사상 9경기차를 뒤집고 1위를 탈환한 팀은 올해 두산이 최초다.
두산은 시즌 마지막 32경기에서 22승9패1무를 거뒀다. SK를 따라잡은 두산은 지난 1일 NC 다이노스와의 잠실 최종전에서 박세혁의 짜릿한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두면서 극적으로 1위를 뒤집었다.
'미라클 두산'의 힘은 가을야구에서도 빛을 발했다.
키움 히어로즈를 상대한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오재일의 끝내기 안타로 기선을 제압한 두산은 2차전에서 2대5 열세를 뒤집고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경기 막판 투입된 오재원과 김인태가 결정적인 공헌을 했고 작년부터 한국시리즈 부진에 빠졌던 박건우가 이틀 연속 끝내기 안타 행진의 대미를 장식했다.
포기를 모르는 두산의 저력은 26일 오후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4차전에서도 위력을 발휘했다.
두산은 선발 유희관이 1이닝 5피안타 1볼넷 6실점 부진에 빠지면서 2회까지 3대8로 끌려갔다. 초반부터 폭발한 키움의 타선과 탄탄한 불펜을 감안할 때 역전은 어려워보였다.
그러나 두산은 끊임없이 키움의 흐름에 균열을 만들어냈다.
4회초 2사 후 박세혁의 안타와 허경민의 2루타로 1점을 만회한 두산은 5회초 타자일순하며 단숨에 스코어를 9대8로 뒤집었다.
어깨가 좋지 않아 교체된 박건우의 자리를 메운 국해성이 선두타자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정수빈, 오재일의 연속 안타로 1점을 뽑았다.
김재환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든 두산은 상대 폭투로 점수차를 2점으로 좁혔다. 키움 불펜의 중심 중 한명인 안우진을 무너뜨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김상수가 구원에 나섰지만 두산의 기세를 꺾지 못했다. 계속된 2사 만루에서 허경민의 몸 맞은 공으로 7대8까지 추격한 두사는 오재원의 2타점 적시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으면서 쌓은 큰 경기 경험과 무섭게 몰아치는 응집력을 자랑하는 두산의 기세에 키움 덕아웃에는 침묵만이 감돌았다.
위기도 있었다. 9회말 2사 만루에서 3루수 허경민이 서건창의 땅볼을 놓치는 결정적인 실책을 범해 스코어가 9대9 동점이 됐다. 승부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두산 동료들은 허경민이 좌절할 틈을 주지 않았다. 베테랑 오재원이 10회초 중월 2루타를 때렸고 계속된 득점권 기회에서 오재일과 김재환 등 중심타선이 모처럼 연속 적시타를 쳤다.
결국 두산은 키움의 추격을 뿌리치고 11대9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역전 우승을 차지한 두산의 자신감은 한국시리즈 무대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흐름을 뒤집을 수 있다는 확신으로 이어졌다. 그렇게 'V6'가 완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