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
■ 채널 : 표준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 방송일시 : 2019년 10월 28일(월)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류도성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CBS 이인 기자
◇류도성> 제주특별자치도를 둘러싼 정치적, 정책적 현안들을 분석하고 제주 정가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이인의 특별한 자치이야기, 오늘(28일)은 카지노 대형화에 제동을 걸 조례안이 제주도의회에서 부결됐다는 소식을 34번째 이야기로 준비했다구요?
◆이인> 오늘(28일)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제377회 임시회에서 ‘카지노업 관리 및 감독에 관한 조례’개정안을 심의했는데요.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류도성>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다는 건 어떤 의미인가요?
◆이인> 사실상 도의회 상임위가 부결처리했다는 뜻입니다. 제주도의회 의장이 본회의에 직권상정을 하지 않는 이상 이번 임시회 회기가 끝나면 조례안은 자동 폐기되는데요. 다음 회기때 다시 한번 다룰 것을 전제로 하는 심사보류와는 그래서 차이가 있습니다.
◇류도성> 부결처리 된 거군요. 그런데 문화관광체육위원회가 갱신허가제 도입을 강조했어요?
◆이인>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는 다만 5~10년마다 한번씩 허가를 다시 해주는 갱신허가제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갱신허가제 도입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주도해서 내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류도성> 부결이라는 말도 쓰지 않고 갱신허가제를 강조한 이유는 뭘까요?
◆이인> 조례안의 내용이 카지노 대형화를 차단하는게 주요 취지인데요.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에서 부결시킨 것 자체가 도민사회로부터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부결이라는 표현대신 본회의에 부의하지 않는다는 말을 썼구요. 또하나 갱신허가제를 강조한건 이 제도만 도입되면 카지노 관리감독과 관련한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류도성> 카지노 갱신허가제를 도입하면 그런 문제점들이 해소되는 이유는 뭘까요?
◆이인> 우리나라는 지난 1994년 관광진흥법이 개정되면서 카지노 갱신허가제가 폐지됐습니다. 그러다보니 한번 카지노 면허를 받으면 영구적으로 보장되는 허점이 생긴 겁니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문종태 의원. (사진=자료사진)
◇류도성> 한번 허가받으면 영원히 취소할 수 없다는 거네요?
◆이인> 문종태 의원(제주시 일도1동.이도1동.건입동, 민주당)이 그런 말을 했습니다. 영구면허가 주어지기 때문에 도민고용을 지키지 않거나 탈세 등의 부정한 행위를 저질러도 제재하거나 취소 처분 권한이 없다고 말이죠. 그래서 갱신허가제를 도입하면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가능해진다는 겁니다. 문 의원은 카지노 관리감독을 위한 7단계 제도개선의 핵심은 바로 카지노 갱신허가제라고 강조했습니다.
◇류도성> 지역환원의 문제 역시 갱신허가제로 해결할 수 있다는 말도 나왔죠?
◆이인> 이경용 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장은 싱가포르의 경우 정부가 직접 나서서 10년 단위로 카지노 갱신허가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최초 허가 당시 제시된 조건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새로운 조건을 부과하면서 국민들에게 무엇을 가져다 줄지 등을 논의하며 투자유치와 고용기회 확대 등을 보장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경용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위원장. (사진=자료사진)
◇류도성> 하지만 조례안이 사실상 부결되면서 시민사회단체의 반발도 예상되는데요?
◆이인>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노형동을)이 대표발의한 조례 개정안은 기존 카지노를 인수해 영업장을 이전하는 방법으로 대형화하는 것을 엄격하게 제한한 건데요. 조례안 부결에 따라 카지노 대형화를 부추기게 될 거라는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은 클 것으로 보입니다.
◇류도성> 조례안은 불가항력적인 경우가 아니면 카지노를 이전할 수 없게 했죠?
◆이인> 개정안은 카지노 영업소를 이전할 수 있는 조건으로 기존 건물의 대수선이나 재건축, 멸실 등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경우로만 한정했습니다. 다만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에 위반하는 과도한 임대료 등의 요구로 불가피하게 임대계약이 만료된 경우는 영업소 소재지를 변경할 수 있게 했습니다.
◇류도성> 카지노를 확장하는 것도 엄격히 제한했어요?
◆이인> 카지노를 이전할 경우 허가 면적의 10% 이내에서만 확대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4배에서 7배까지 카지노를 확장했거나 카지노 확장을 준비하고 있는 카지노 업체를 겨냥해 2배 확장도 엄격하게 금지한 겁니다.
◇류도성> 말씀하신 것처럼 랜딩카지노에 이어 롯데관광개발이 카지노 이전후 면적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대형화를 추진하는데 대한 제동장치에요?
◆이인> 랜딩카지노는 '하얏트리젠시 제주호텔 카지노'를 인수한 뒤 '제주신화월드'로 옮겨 2018년 3월부터 영업하고 있는데 면적을 7배나 늘려 카지노 대형화의 신호탄을 쐈습니다. 또 제주시 노형동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개발사업을 하는 롯데관광개발도 '파라다이스 제주롯데 카지노'를 인수했고 2020년 3월 개장하는 드림타워로 4배 확장 이전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카지노 객장. (자료사진)
◇류도성> 도의회의 부결 처리로 대형화를 막을 규제장치는 만들지 못하게 됐어요?
◆이인> 대신 제주도가 용역을 통해 카지노 조례와 시행규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는데요. 입법예고된 내용을 보면 제주의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영업장을 이전하거나 면적을 2배 이상 확장할 경우 카지노산업 영향평가를 받게 했습니다.
◇류도성> 이전하거나 확장할 때 카지노 영향평가를 받으라는 거죠?
◆이인> 개정안은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평가항목 규정, 카지노산업 영향평가서 작성 및 신청방법 규정,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심의위원회 구성과 운영을 규정하고 있구요. 평가 항목은 카지노산업 영향평가 제도마련 용역에서 제시된 내용대로 지역사회 영향, 지역사회 기여, 도민의견 수렴 등 크게 세 가지를 뒀습니다.
◇류도성> 제주도가 마련한 개정안도 도의회에 제출되겠네요?
◆이인> 이상봉 의원이 대표발의한 조례안이 폐기수순을 밟고 있는 만큼 제주도는 조만간 카지노 영향평가를 규정한 개정안을 도의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카지노 대형화 차단 조례안을 대표발의한 이상봉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 의원. (사진=자료사진)
◇류도성> 하지만 제주도 개정안은 이상봉 의원의 조례안에 비해선 너무 약하다는 지적이 있죠?
◆이인> 말씀드렸던 것처럼 카지노가 이전하거나 2배 이상 확장할 때 카지노 영향평가를 받으라는게 제주도가 마련한 개정안의 특징인데요. 이 의원의 조례안이 불가항력적인 경우를 제외하곤 아예 이전이나 대형화를 원천 차단하는 내용이란 점에서 제주도 개정안은 너무 약하다는게 시민사회의 주장입니다.
◇류도성> 그럼 카지노 대형화를 준비하는 업체만 조용히 웃고 있겠네요?
◆이인> 대표적인 경우가 내년 3월 개장하는 드림타워로 이전할 롯데관광개발의 LT카지노인데요. 이상봉 의원의 조례안이 도의회를 통과했다면 확장 이전은 꿈도 못 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조례안이 부결되면서 신화월드로 확장 이전한 랜딩카지노의 전철을 밟게 될 거라는 전망이 많습니다. 제주도 개정안이 언제 도의회를 통과할 지도 모르고 설령 통과해도 그 내용상 이상봉 의원의 강력한 차단조례와는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류도성> 마지막으로 제주도에는 8개 카지노가 있죠?
◆이인> 제주에는 외국인만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가 8개 있습니다. 우리나라 17개 카지노 중 내국인도 들어갈 수 있는 곳은 강원랜드뿐이고 나머지 16개는 모두 외국인 전용 카지노인데, 제주에는 우리나라 외국인 전용 카지노의 절반이 몰려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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