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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피상적 통합론, 국면 돌파 가능할까

국회/정당

    황교안 피상적 통합론, 국면 돌파 가능할까

    "헌법가치 아래 모이자"…내부서 "그럼 민주당과도 통합하나"
    '박근혜 탄핵-헌재 판결' 불복하는 우리공화당 넣어 '모순'
    통합 대상 유승민 "보수 재건 의지 있다면 대화하겠다"
    우리공화당은 반발 '유승민 빼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지난 6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보수 통합' 카드를 꺼내들었다. 통합 논의를 위한 기구를 제안하면서 실행에 옮기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당 안팎의 반응은 엇갈렸다. 일단 당내에선 "통합의 물꼬를 텄다"는 우호적인 반응과 "쇄신 요구를 잠재우기 위한 기획 아니냐"는 비판이 동시에 제기됐다.

    통합의 대상인 유승민 변혁(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대표와 국민의당 출신 변혁 의원들은 심야까지 대책 회의를 진행하는 등 고심하는 모양새다. "탄핵 문제를 덮자"는 등 의견일치가 된 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도 '탄핵 불복' 세력인 우리공화당이 헌법 가치에 부합하느냐의 문제가 논쟁이 되는 분위기다.

    반면 우리공화당은 격하게 반발했다. "유승민을 포함한 탄핵 5적을 정리도 못하면서 무슨 통합을 말하느냐"며 황 대표의 통합 제안을 '야합'이라고 걷어찼다.

    때문에 통합 논의가 당장 급물살을 타기는 어려워 보인다. 또 '중진 용퇴론',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 지도부의 리더십 비판 등 분출하는 쇄신 요구를 잠재울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 黃 "헌법 가치 받드는 모든 분과 통합"에 우리공화당 포함

    황 대표는 6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헌법가치를 받드는 모든 분들과의 정치적 통합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것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추구하는 시장경제에 의하면 국민이 자율적으로 활발하게 경제 활동을 할 수 있다. 이런 나라를 만들기 위해선 총선 승리가 필요하다"며 통합의 명분으로 제시했다.

    황 대표의 통합론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한 3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유승민의 통합론이 혁신을 위한 통합에 초점이 맞춰 있다면, 황교안은 통합 자체가 혁신이라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통합의 조건을 까다롭게 달기보다 '일단 다 뭉치자'는 주장에 가깝다. 때문에 통합 대상도 유승민계와 우리 공화당 양쪽으로 다 열어놓았다.

    황 대표는 "유승민 대표와도 직‧간접적인 소통을 했다"고 말했고, "통합논의를 위한 협의 기구는 내가 제안하는 것"이라며 이날 회견이 지난 유 대표의 '통합' 제안에 대한 역제안임을 숨기지 않았다.

    "과거를 넘어 미래로 가야 한다"고 한 데 이어, "빅 텐트를 치겠다", "통합이 되는 방향으로 논의를 할 것", "자리를 탐하지 않겠다"고 하는 등 유 대표가 수용 가능한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유 대표 역시 ▲탄핵 불문 ▲개혁 보수 수용 ▲새 집 짓기 등을 통합의 3대 조건으로 제안한 바 있다.

    유 대표는 일단 신중한 입장을 피력했다. 자신의 3조건을 언급하며, "내가 제안한 보수재건의 원칙을 받아들일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대화를 시작하겠다"면서도 "개혁적 중도보수 신당을 추진하겠다는 계획과 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거리를 뒀다.

    ◇ 당내 찬반 엇갈려…찬 "통합 실행의지 밝힌 것" VS 반 "쇄신론 덮겠다는 것"

    하지만 통합 대상에 우리공화당을 넣은 것으로 놓고는 황 대표의 논리가 일관성 측면에서 모순된다는 지적이 불가피하다.

    실제 이날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통합의 방향성으로 헌법의 가치를 말했는데, 헌법 절차와 법률에 따라 탄핵된 상황을 부정하는 우리공화당이 통합 대상이냐"는 질문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헌법 가치를 존중하는 모든 정체 세력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어 "우리공화당과도 통합 논의를 했다"고 해 사실상 통합 대상으로 열어놓았다.

    통합에 착수한 시점을 놓고도 뒷말이 나왔다. '3선‧영남권 용퇴론'을 제안했던 김태흠 의원은 통화에서 "초선들이 용퇴론에 화답하는 논의를 하기로 했는데, 그런 과정들을 좀 더 지켜보고 하는 것이 낫지 않았겠나"라고 되물었다.

    황 대표가 분출하는 쇄신 요구를 모면하기 위해 구체화되지 않는 통합론을 급하게 꺼내들었다는 지적이다.

    한 수도권 지역 의원은 황 대표의 이날 회견을 비판하면서 "헌법 가치 아래 다 모일 것이면 민주당과도 합치지 그러느냐"며 급조된 통합론이란 반응을 보였다.

    반면 다른 수도권 의원 "황 대표와 태극기 부대 등 우리공화당 세력을 단번에 버리기는 불가능하다"며 "기술적으로 처리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통합 기구를 띄우면서 '반(反)탄핵' 세력으로 자연스럽게 배제할 방법이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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