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전체메뉴보기

'홍콩 갈등' 대학가 폭발…"민주화 지지"vs"내정 간섭"

뉴스듣기

페이스북공유하기 트위터공유하기 밴드공유하기



사건/사고

    '홍콩 갈등' 대학가 폭발…"민주화 지지"vs"내정 간섭"

    뉴스듣기

    대학가 홍콩 지지 '레넌 벽' 설치하자…중국 학생들 "내정 간섭" 반발
    대자보·현수막 훼손에…수십명 몰려와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도
    경찰 고소까지 이어지지만…중국대사관 "중국 학생 행동 당연" 입장

    중국과 홍콩의 갈등이 국내 대학가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는 한국 학생과 이를 반대하는 중국인 유학생이 서로 부딪치는 형국인데, 일부에서는 물리적인 충돌로까지 번지는 등 갈등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국내 중·국인 학생들의 행동을 '당연하다'는 식으로 옹호하면서 기름을 끼얹고 있어, 앞으로 홍콩 시위를 둘러싼 국내 대학가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표현의 자유…민주화 지지" vs "내정 간섭…폭력 행위 옹호"

    (사진=연합뉴스)
    지난 13일부터 이틀 동안 한양대에서는 '홍콩 시위 지지'를 둘러싸고 한국 학생들과 중국인 유학생들 사이의 대치 상황이 벌어졌다.

    13일 한국 학생들이 인문대 1층 정문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대자보를 붙이고 '레넌 벽'을 설치해 포스트잇으로 연대 메시지를 받았다. 학생들은 '홍콩 민주화 지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 등의 내용을 포스트잇에 적어 벽에 붙였다.

    하지만 곧 중국인 유학생들의 반발이 시작됐다. 이들은 '대자보를 떼라', '내정간섭 하지말라' 등의 메시지를 붙이면서 항의했다. 이에 한국 학생들은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다"라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서로 밀치는 등 물리적 충돌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에 있던 한 한양대 학생은 "중국인 유학생 50~60여명 정도가 몰려왔다"며 "현장에 우리는 10여명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그쪽에서 우리를 밀쳤다"고 말했다.

    대치는 다음 날까지 이어졌다. 한국 학생들이 다시 '레넌 벽'을 운영하자 중국 학생들도 대자보를 만들어 와 그 옆에 붙였던 것. 이들은 "폭력적 행위를 지지하는 것으로 아시아의 진주를 되찾을 수 없다. 정말로 홍콩을 사랑한다면 먼저 폭력 행위 중단을 지지해달라"고 주장했다.

    ◇'레넌 벽'에 무차별 도배…'현수막 훼손'으로 경찰 고소까지

    동국대에 설치된 '홍콩 지지' 대자보 위에 항의 문구가 붙은 모습. (사진=연합뉴스)
    대학가에 '홍콩 시위'를 둘러싼 갈등이 촉발된 계기는 서울대 캠퍼스에 '레넌 벽'이 설치되면서부터다. '레넌 벽'은 체코에서 1980년대 공산주의 정권에 저항하기 위해 학생들이 벽에 비틀즈 멤버 존 레넌의 가사 등을 적으며 저항의 메시지를 쓴 것에서 유래했다.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홍진모)'은 지난 6일 국내 대학가에선 처음으로 서울대 캠퍼스에 '레넌 벽'을 설치하고 학생들에게 홍콩 시위 연대 메시지를 받았다. 학생들은 "멀리서나마 지지한다", "응원한다" 등을 포스트잇에 적어 벽에 붙였다.

    하지만 이를 본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은 영원히 중국의 땅", "홍콩 젊은이들은 반정부주의자들에게 선동돼 길거리에 나갔다", "너희 한국인들과 홍콩 시위가 무슨 상관 있나" 등의 '반(反)홍콩' 메시지를 도배하면서 '레넌 벽' 행사를 방해했다.

    이외에도 지난 12일 고려대에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를 훼손하려다 이를 막는 한국 학생들과 마찰을 빚었다. 13일 한국외대에서도 홍콩 시위 지지 대자보 일부가 훼손돼 총학생회가 이를 규탄하는 입장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연세대에서는 3차례 연속 '홍콩 시위 지지' 현수막이 철거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학생들은 "중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과 여성 한 명이 현수막 훼손하는 것을 모임 구성원 중 한 명이 목격했다"며 촬영한 영상과 함께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중국대사관 "중국 학생 분노는 당연" 입장…갈등 지속될 듯

    홍콩 시위를 두고 한국 학생과 중국인 유학생의 갈등이 커지면서 경찰 수사로까지 확대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이를 두둔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면서 갈등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오전 주한 중국대사관은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개별 대학 캠퍼스에서 중국과 한국의 젊은 학생들 사이의 감정적 대립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면서도 "중국 학생들이 중국의 주권을 훼손하고 사실을 왜곡시키는 말과 행동에 분개하고 반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고 밝혔다. 사실상 중국 학생들의 행동을 옹호한 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즉각 반발했다. 국내 대학가의 '레넌 벽' 설치를 주도해 온 홍진모와 노동자연대 학생그룹, 정의당 청년학생당원모임 모멘텀 등은 이날 오후 고려대 후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대사관을 규탄했다.

    이들은 "이미 많은 대학에서 대자보가 훼손되고 폭력적 행위가 일어나는데 이를 정당한 행위라고 하고 있다. 대자보화 현수막 훼손을 옹호하는 중국대사관의 입장은 한국의 민주주의를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오는 23일 중국대사관 인근에서 대규모 집회를 예고한 상태다.

    추천기사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이 시각 주요뉴스

    김현정의 뉴스쇼

    정관용의 시사자키

    에디터가 추천하는 꼭 알아야할 뉴스


    많이본 뉴스

    투데이 핫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