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전 우한폐렴 대응 의료기관인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정기현 원장과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에 대해 지난 20일 국내 첫 발병 일주일여만에 '비상체제'로 돌입한 모습이다.
이는 우한 폐렴의 전파 속도가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를 능가하며 전세계적으로 급속히 퍼져나가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15년 메르스(MERS, 중동호흡기증후군)사태 당시 정부의 늦장 대응이 도마에 오른만큼 국민들의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다.
이런 이유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발빠르게 현장 점검에 나서 "정부 차원에서 선제 조치들을 과하다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강력하고 발 빠르게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는 같은날 오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가졌다. 이어 오후에는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우한 폐렴 대응상황 및 조치 계획을 점검했다.
회의 뒤 발표된 정부의 대책은 교민 철수와 전수 조사 등 선제적 조치에 집중됐다.
정부는 우선 재외국민 보호 차원에서 중국 당국이 봉쇄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武漢)에 체류 중인 국민 중 귀국 희망자를 위해 오는 30일과 31일 현지에 전세기를 투입하기로 했다. 귀국 희망자는 700여명으로 파악된다. 일단 이번주 내에 전세기를 보낸다는 방침이지만, 중국과의 협의 결과에 따라 날짜는 조정될 수 있다.
또 우한에서 교민들이 입국하면, 국내 임시생활 시설에서 머물게 하는 등 이들에 대한 방역대책도 철저히 세우기로 했다.
정부는 중국 우한지역에서 입국한 3000여명에 대해서도 전수조사도 실시한다. 대상자는 잠복기가 14일인점을 고려, 지난 13일부터 26일 사이 입국자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2차 감염 예방을 위해 중국 우한 지역에서 입국한 이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가벼운 증상만 있어도 검사하고,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이 확인되면 국가 지정 입원치료병상에 이송해 격리·검사 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청와대는 28일부터 국정상황실장 주재로 일일 상황점검 회의를 열기로 하는 등 '컨트롤타워'로서의 비상체제에 돌입한다. 컨트롤타워의 핵심 부서는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지만, 국정 전반을 다루는 국정상황실도 나선 것이다.
청와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우한 폐렴) 사태의 컨트롤타워인 만큼 매일 국내외 상황을 점검하며 대책을 조율해 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정부는 특히 국민 우려 불식에도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문 대통령은 대처 과정에서 국민 우려 불식을 위해 투명한 정보공개를 강조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현장점검 과정에서도 "조치 사항들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이 과도하게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메르스 사태 당시 안일하게 대처하다 피해를 키운 지난 박근혜 정부 사례를 '반면교사(反面敎師)'삼았다는 평이다. 당시 감염자가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을 정도였고, 박근혜 정부의 지지율은 최저수준을 기록했다. '우한 폐렴'에서 박근혜 정부의 교훈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