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구시 남구 대명동 이단 신천지 건물 인근에서 남구청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대구 남구청 제공)
이단 신천지(이하 신천지)가 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로 주목받는 가운데, 보건당국도 이 곳에서 '슈퍼 전파'가 일어났다고 공식 지목하고 전수조사에 나섰다.
5년 전 메르스를 전국으로 퍼뜨렸던 삼성서울병원이나 전세계에 코로나19를 확산시킨 중국의 우한시처럼 대구 신천지교회가 국내 코로나19 사태의 최대 진원지가 될 전망이다.
대구와 경북에서 발생한 코로나19환자는 19명, 이 가운데 신천지 신도로 확인된 환자만 15명이다. 전국 발생 환자 51명 중 약 30%가 이 곳 신천지에 집중된 것이다.
또 아직 대구에서 진행 중인 역학조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지난 19일 저녁 새로 발견된 5명 모두 신천지 신도 중 가장 먼저 발견된 31번 환자와 역학적 연관성이 확인됐기 때문에 신천지 환자 비율이 더 늘어날 수 있다.
그동안 '지역사회 확산'이라는 표현에 신중했던 보건당국도 유독 신천지에 대해서는 이례적으로 '슈퍼 전파'가 일어났다고 공개 지적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정은경 본부장은 19일 정례브리핑에서 "(대구 신천지교회에) '슈퍼 전파' 사건은 있었다, 라고 보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하나의 공간에서 (환자) 11명이 발생한 것은 그 건물, 장소에서 대규모 노출이 있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상당히 밀집된 환경 속에 있었기 때문에 밀접 접촉이 상당히 많이 일어났을 것으로는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들의 감염경로가 아직 미궁 속에 빠져있다는 점이다.
가장 먼저 발견돼 그나마 역학조사가 마무리된 31번 환자조차 해외 여행력도, 기존 확진자와의 접촉 기록도 없다.
비록 보건당국의 눈에는 31번 환자가 가장 먼저 띄었지만, 실제로는 다른 환자가 먼저 감염된 뒤 31번 환자가 전염됐을 수도 있기 때문에 31번 환자가 곧 '슈퍼 전파자'라고는 볼 수 없다.
즉 대구·경북 지역에 코로나19 환자 19명을 낳은 '슈퍼전파자'가 아직 시민들 사이에 숨어있을 수도 있다.
실제로 신천지 집회 때 마스크를 벗은 채 모여앉고, 집회 후에는 음식을 나눠먹는 신천지 행동 패턴을 감안하면 아직 발견되지 않은 환자가 더 남아있을 수 있다.(참조:
[단독] 코로나19 '슈퍼전파' 신천지교회에선 대체 무슨 일이)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다수 나온 지난 19일 오후 대구시 중구 경북대학교 병원에 긴급 이송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재 보건당국은 신천지 신도를 대상으로 전수 조사에 나섰지만, 신천지 집회 인원만 1천여 명에 달해 조사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발견된 신천지 환자 중 상당수는 이미 증상이 나타난 후 뒤늦게 발견됐다.
이미 증상이 발현된 뒤에도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자유롭게 다른 사람들과 접촉했다면 대구를 중심으로 지역사회 전파가 이미 시작됐을 가능성도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