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현헐약정단체 가운데 신천지자원봉사단 명단. (사진= 대한적삽자사 홈페이지 캡쳐)
이단 신천지가 대한적십자사의 지역 혈액원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헌혈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코로나19' 확산에 또다른 비상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를 악화시킨 신천지에 대해서는 지역간 전파를 줄이기 위해 시설 폐쇄와 집회 활동 금지는 물론, 헌혈 등 자원봉사까지도 제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달 31일 신천지 자원봉사단원 40여명은 "강원도 동해 펜션 폭발사고로 화상을 입은 피해자를 돕는다"며 헌혈에 나섰다.
앞서 지난달 29일 경남에서도 신천지 자원봉사단원 70명이 단체 헌혈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 16일 신천지 부산교회에서는 다문화가정과 소외계층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건강닥터' 행사를 가졌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다며 행사장 입구에서 참석자들의 몸 온도를 확인하고 손 소독을 한 가운데 북 공연과 레크리에이션, 손 소독제 만들기, 음식 제공 등이 이뤄졌다.
당시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발생하던 상황이었다.
논란은 신천지가 지역마다 봉사단을 꾸려 혈액원과 헌혈사업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조직적인 헌혈 등 봉사활동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다.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홈페이지에 공개된 헌혈 약정단체 현황을 조회한 결과 신천지 자원봉사단은 12곳에 달하는 곳으로 나타났다.
광주전남혈액원이 3곳(광양·광주·여수)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경북혈액원 2곳(대구·구미), 부산혈액원 2곳(부산동부경남·서부), 서울동부혈액원(동부), 전북혈액원(익산), 인천혈액원(인천), 서울서부혈액원(강서), 제주혈액원(제주) 각 1곳 등이다.
대한적십자사는 정부, 공공기관, 기업(단체), 학교, 협회 등과 매년 정기적인 헌혈에 동참하는 등 혈액사업 지원과 관련한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하며 전 구성원이 연 2회 이상 정기적인 헌혈운동 참여를 권장한다.
신천지 이만희 교주. (자료사진)
지난해 12월 한 지역 혈액원은 신천지자원봉사단 대표인 이만희 총회장에게 단체헌혈 활성화 유공으로 상을 주기도 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적으로 혈액이 부족한 상황에 이르다 보니 적극적인 신천지 자원봉사단의 헌혈을 비롯한 봉사활동 참여가 우려되고 있다.
더욱이 단체가 아닌 신천지 신도의 개인 헌혈에 대해서도 사전 방지가 어려운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가장 먼저 신천지 신도의 명단을 확보해 헌혈 참여자와의 대조가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감염내과 김우주 교수는 "중증환자의 경우엔 혈액에서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있다"며, "혈액원이 신천지 신도의 명단을 확보한 뒤 방문자와 대조를 통해 구분을 짓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측은 "최근 코로나19 상황과 언론의 문제 제기해 공감해 신천지 자원봉사단원과의 단체 헌혈 일정을 전면 중단하겠다"며 "나머지 단체의 헌혈은 혈액 수급에 따라 기존 일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신천지 신도들의 개인 헌혈에 대한 예방책도 고민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오전 9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1천146명 가운데 신천지대구교회와 청도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는 지난 25일 오전 9시 기준 501명, 113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