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대구교회(사진=배진우 VJ)
지역 보건당국이 코로나19 최대 감염원으로 드러난 신천지 틀어막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정작 방역 최전선에서 활동하는 공직 사회에서 신천지 신도가 잇따라 등장해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다.
26일 대구시에 따르면 24일 현재 대구 코로나19 확진자 499명 중 이단 신천지와 관련 있는 환자는 84.3%에 달한다.
신천지와 접촉만 차단해도 지역사회 대유행을 막을 수 있다는 게 역학조사관들의 판단이다.
하지만 신천지 신도들이 자가 격리를 엄격하게 준수하는 지는 의문이다.
최근에는 신천지 신도 확진자와 접촉해 자가 격리 대상에 오른 70대 여성 신도가 이를 무시한 채 대구에서 경기도 남양주로 이동했다가 결국 확진 판정을 받는 소동도 있었다.
당장 공직사회부터 줄줄 새고 있다.
(그래픽=김성기 PD
확진자로 드러난 대구 서구 보건소 감염예방팀장이 신천지 신도로 확인된 게 대표적이다.
다른 직원 일부도 덩달아 확진 판정을 받고 급기야 보건소가 폐쇄되면서 코로나 대응 업무가 한때 마비됐다.
신천지 신도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뒤늦게 자가 격리에 들어간 청송교도소 교정 공무원이 역시나 확진 판정을 받은 사례도 있었다.
재난 수습 일선에서 뛰는 공직 사회 사정이 이렇지만 지역 당국은 실태 파악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신천지 신도 중에 직업이 공무원이나 의료인이 있는지 파악하느냐는 질문에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시가 자체적으로 하지 못하고 질병관리본부에서 명단을 통보해주고 있다"며 "지금까지 통보해온 분들도 있고, 앞으로 계속 확인되는대로 통보를 해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문제는 질병관리본부에만 의존하다가 지역 당국이 적절한 대응 시기를 놓치기 십상일 수 있다는 점이다
문 닫힌 대구 서구보건소. (사진=연합뉴스)
때문에 일각에선 신천지측이 공직자와 의료인에 한해서라도 신도들의 근무처를 밝혀야 한다는 요구도 나온다.
대구시가 신천지 대응에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대구에 첫 확진자(31번 환자)가 발생한 당일 대구시는 환자가 방문한 병원과 음식점 실명은 공개하면서도 신천지에 대해서는 '대구 남구의 한 교회'라고 명칭을 얼버무렸다"며 "어찌된 영문인지는 몰라도 대구시 대처가 안이했던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