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경기도 과천시 모 쇼핑센터 4층에 있는 이단 신천지 부속기관에서 경기도 역학조사 관계자들이 이단 신천지 시설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강제 역학조사 차원에서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사진=이한형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국내에서 전파되기 시작한 1월 중하순부터 이단 신천지의 봉사활동이 전국에 걸쳐 활발하게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일부 신천지 신도들이 코로나19 집단 발병지인 중국 우한에 다녀온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신천지의 봉사활동이 코로나19 확산의 매개로 작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3일 CBS 노컷뉴스 취재 결과, '신천지자원봉사단'(신자봉)은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을 전후해 크고 작은 봉사활동을 모두 22차례 진행했다. 신자봉은 이단 신천지가 운영하는 공식 봉사단체다.
신자봉의 봉사활동은 전국에 걸쳐 이뤄졌다. 1월 16일 광주와 전남 목포를 시작으로 △서울 △부산 △대구 △울산 △경기 포천·고양 △충남 천안 △강원 동해·강릉 △경북 포항 △전남 여수 △경남 양산 등에서 봉사가 잇따랐다.
봉사 내용은 청소·이미용·반찬 배달·의료 검진 등으로 다양한데, 그중 대다수가 상대방과 직접 접촉하는 활동이다. 봉사활동은 신자봉 각 지부가 정기적으로 주최하고 매 봉사때마다 적게는 50명, 많게는 300명 안팎의 신도가 참여한다.
신천지는 코로나19 감염이 확산세에 접어든 2월초에도 봉사를 이어갔다.
슈퍼 전파의 진원지가 될 줄도 모른 채 2월 7일 울산에서 마스크 나눔 행사를 벌였고, 같은날 전남 여수에서는 버스와 택시를 돌아다니면서 소독 작업과 함께 예방 행동 수칙을 홍보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후 서울에서도 왕십리역 일대 청소부터 지난달 11일과 14일에는 시민들에게 휴대용 손소독제를 나눠주는 행사를 열었다. 공교롭게도 모두 현재까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지역이다.
신자봉은 신천지 대구 신도가 국내 31번째 코로나 확진을 받은 지난달 18일 이후에야 봉사활동을 중단했다. 그러나 이미 2월에만 10차례의 봉사활동을 전국 각지에서 치렀고, 참여한 신도들의 이동 역시 따로 통제받지 않았다.
더욱이 공식 단체인 신자봉 이외에 신천지가 이름을 달리한 위장 봉사단체는 그 활동이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CBS가 파악한 신천지의 위장 봉사단체는 전국 50여개에 달한다.
그중 대표적인 위장 단체가 대구 '늘푸른봉사단'이다. '늘푸른봉사단'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경북 청도에서 지난달 11일 미용 봉사를 가졌다. 당시 신천지 신도 6명이 해당 봉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이들은 닷새뒤 31번 확진자와 신천지 대구 집회에서 만났다. 신천지발 코로나19가 지금과 같이 폭발적으로 확산되는데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한 게 바로 대구 집회다.
(사진=신천지자원봉사단 홈페이지 캡처)
당시까지도 '늘푸른봉사단'의 활동은 알려지지 않았다가 31번 확진자가 발생하고 위치 추적 등 역학조사를 벌인 끝에 밝혀졌다. 더 많은 위장단체의 봉사활동이 드러나지만 않았지 최근까지도 계속돼왔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다.
일각에서는 신천지의 이같은 전국적이고도 비공식적으로 이뤄진 봉사활동이 코로나19의 급속 전파에 한몫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정부 조사 결과 일부 신천지 신도가 올초 우한을 포함한 중국을 방문한 사례도 점차 확인되고 있다.
이에 대해 신천지 측은 "지난달 18일부터 모든 모임과 예배·전도 등 교회 활동을 중단했다"고 해명했다. 신천지 교주 이만희도 전날 기자회견에서 "현재 교회도, 모임도, 어떤 장소도 다 피하고 중지하고 폐쇄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신천지에서 뻗어간 코로나19 확진자는 갈수록 늘고 있는 추세다. 전날 오후 4시 기준 확진자 총 4335명 가운데 신천지와 관련된 확진자만 60%에 이른다. 대구를 제외하고도 유증상자로 분류된 신천지 신도만 8000명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