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강원 강릉 지역구 권성동 의원이 10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배제 결정에 반발하며 "경선을 통한 공천이 아니면 무소속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0일 3선 권성동 의원(강원 강릉시)을 컷오프(공천 배제) 결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 점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이 감안된 것으로 해석된다.
통합당 공관위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같은 공천 결과를 발표했다.
권성동 의원이 컷오프된 강릉시 지역은 홍윤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이 공천을 받게 됐다. 경기 수원시정은 만 41세인 홍중기 변호사가 퓨처메이커(청년) 공천을 받아, 이 지역 현역인 박광온 의원(재선)과 맞붙게 됐다.
권 의원 낙천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 탄핵소추위원장을 맡은 것과 탈당 이력,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점이 감안된 것으로 해석된다.
비박계 권 의원은 탄핵소추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강성 친박계로부터 '탄핵 5적' 중 한명으로 지목되어 왔다. 국정농단 사태를 거치고 나서는 새누리당(통합당 전신)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했다가 2017년 자유한국당(통합당 전신)에 복당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의 경우 1, 2심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공천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권 의원 컷오프와 관련 "다 기준에 따라서 했고, 시대의 강(탄핵의 강)을 건너기 위해선 밟고 지나가야 할 다리가 필요하다"며 "다리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보수 통합 국면에서 '탄핵의 강'을 건너자는 원칙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탄핵에 찬성했거나 반대한 세력 모두에게 동등하게 칼을 휘두른 것으로 해석된다.
탄핵에 찬성한 이들은 태극기 세력으로부터 '탄핵 5적'으로 불렸고, 탄핵에 반대한 이들은 '친박 핵심'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들 상당수는 불출마 혹은 컷오프됐다.
권 의원은 컷오프 결과 발표 후 즉각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을 무시한 낙하산 공천 용납할 수 없다"며 "공관위에 즉시 재심청구를 하고, 불응시 무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권 의원은 "저를 죽이려는 이유는 저의 의정활동에 대한 평가나 지난 지방선거 결과 지역구 여론을 반영한 것이 아니다"라며 "오로지 제가 과거 법사위원장 재직시 탄핵소추위원을 맡았다는 이유로 일각에서 저의 공천배제를 주장하며 선거연대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형오 공관위는 탄핵을 부정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권 의원은 "저는 유승민, 김무성, 정병국급이 아니다. 그분들이 주도했다"며 "나는 국회법상 탄핵소추위원장이기에 국회법에 충실했을 뿐인데 그게 잘못된 것이면 법을 지키지 말라는 얘기냐"며 반문했다.
권 의원은 또 "사무총장을 통해서 (3주전에) 불출마 선언해줬으면 좋겠다고 연락을 받았다"며 "나중에 서울 강동갑에 공천된 이수희 변호사를 언급하며 그를 공천할테니 출마하면 도와줄 것을 종용했다"라고 폭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