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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꼼수가 원칙을 완패시키나…총선에 달렸다

[뒤끝작렬]꼼수가 원칙을 완패시키나…총선에 달렸다

코로나 사태 틈타 여야 '꼼수.변칙'으로 비례정당 활용
최소한의 염치도 버린 안면몰수 행태 갈수록 심해져
여론조사로는 꼼수 정당들의 압승...총선이 꼼수 면죄부 될수도
적폐 몰아내고 조국 사태 꾸짖은 국민이 주인되는 선거돼야

(좌)미래통합당, (우)미래한국당 (사진=자료사진)

 

전(全) 지구적 재앙인 코로나19 사태로 4.15총선은 국민들의 관심에서 한참 멀어져 있다. 코로나 사태가 경제까지 짓누르면서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려야 하는 서민들은 더욱 그러하다.

이 틈을 노린 것일까. 정치권에서는 '안면몰수'(顔面沒收) 행태가 코로나 처럼 번지고 있다. 총선때라도 국민 눈치보며 몸을 사려야 할 정치권이 여야 할것 없이 하루가 멀다하고 막장 드라마를 써대고 있다.

기득권을 절대 놓지 않겠다며 '자매정당'으로 포장한 '위성정당'(미래한국당)을 만든 미래통합당은 한국당과 적나라한 밥그릇 싸움을 보여줬다. 황교안 대표는 한선교 전 한국당 대표의 공천 반란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친위부대를 앞세워 노골적으로 공천에 개입할 태세다. 선거법 위반 가능성이 크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은 '의석수를 도둑 맞을수 없다'며 비례연합정당을 만드는 척하더니 결국 친문 세력 중심의 '위성정당'을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의원 꿔주기 시도는 물론 비례 후보들에 대한 당적 이적 권유까지 통합당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 통합당에게 법적 대응까지 했던 민주당은 최소한의 명분마저 거추장스러운듯 벗어던졌다.

미완이지만 선거법 개혁의 첫 시험장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이번 총선은 결국 꼼수의 경연장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로써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가 정치의 후퇴를 잉태하는 슬픈 역설을 낳고 말았다.

가장 큰 이유는 복잡하게 얽힌 거대 양당의 꼼수와 변칙이 코로나 사태에 가려졌기 때문이다. 국민들이 냉철하게 판단할 시간을 갖지 못한 사이 정치권은 코로나를 가림막삼아 구태를 저지르고 있다. 일부 유권자들이 거대 양당에 실망하기도 하지만 더 많은 유권자들은 관행적으로 기존 정당에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크다.

최소한 여론조사 결과로는 그렇다. 한국갤럽이 지난 17∼1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한 결과 민주당이 참여한 비례연합정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33%로 집계됐다.

미래한국당은 23%로 2위를 기록했다. 갤럽이 2016년 총선과 2018년 지방선거 성·연령대별 투표율 등을 대입시킨 통계기법으로 예상득표율을 계산해보니 비례연합정당 42%, 미래한국당 33%로 나타났다.

이 조사가 현실화하면 두 거대 꼼수 정당들은 총선을 통해 면죄부를 받으며 제 1, 2당의 지위를 누리게 된다.

반면 나름 원칙을 지키려 노력했던 정의당은 9%로 별 변화가 없고, 녹색당 미래당 등 군소정당들은 여의도 문턱을 넘지 못하게 된다.

여야가 서로를 겨냥해 '정권 심판'이니 '야당 심판'이나 떠들고 있지만, 이번 선거는 '꼼수 심판'이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거는 기득권 세력들의 잔치와 다름없게 된다. 진영논리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소모적 정쟁에 갇히는 사막같은 정치가 불보듯 뻔하다.

그런 정치를 계속 눈뜨고 봐야한다면 미래에 대한 희망은 봄날 아지랑이처럼 흐트러지며 허공으로 사라질 것이다. 원칙을 지키면 손해를 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꼼수와 편법이 이득을 가져다 주는 세상에서 뭘 더 바랄수 있을까. 그것도 공공연하게 말이다.

우리 국민은 적폐세력을 몰아내고 새로운 정권을 세웠지만, 조국 사태 등 현 정권의 잘못에 대해서도 엄중하게 꾸짖었다. 지난 총선에서는 각종 여론조사를 비웃듯이 박근혜 정권에 경고장을 날리면서도 야당인 민주당에는 넘치지 않을 정도의 표를 주는 '황금 분할의 미학'을 보여줬다.

이번 총선을 통해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했으면 좋겠다.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꼼수'들이 국민의 이름을 앞세워 주인행세를 할 것이다.

비례대표를 뽑는 정당 투표만이라도 '꼼수만 빼고' 해 보면 어떨까. 대국민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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