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 겸 총괄선대위원장이 'n번방' 사건 및 '코로나 사태' 관련 논란 여지가 있는 발언을 하면서 연일 구설에 오르고 있다.
통합당 소속 총선 출마자들 사이에선 황 대표의 발언이 논란이 되면서 중도층 표심 이탈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흐른다. 일각에선 이른바 '황교안 리스크'가 커지기 전에 황 대표가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내려놓고 종로 선거에 집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텔레그램 n번방 사건'과 관련해 한 패널의 질문을 받았다. n번방 사건은 단순 음란물 시청이 아닌 '미성년자 성착취 범죄'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사회적 파장을 낳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황 대표의 답변에서 발생했다. 황 대표는 'n번방' 운영자뿐만 아니라 회원들의 신상 공개 여부에 대해 "호기심에 (텔레그램) 방에 들어왔다가 막상 보니 '적절치 않다' 싶어서 활동을 그만둔 사람에 대해서는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오랫동안 n번방에 들락날락했던 사람들에 대해서는 처벌이 가능하다고 본다"며 "가입자 중 범죄를 용인하고 남아있었거나 활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처벌 대상이 돼야 한다"는 주범에 대한 처벌 필요성엔 동의했다.
그러나 해당 발언이 단순 호기심으로 가담한 이들에 대한 옹호성 발언으로 읽히면서 논란이 됐다. 여야 각 정당들은 논평에서 공감능력 부족 등을 문제 삼으며 황 대표를 집중 비난했다.
현재까지 수사기관 조사에 따르면, n번방 입장을 위해선 무료방이라도 접속 링크가 있어야 하고 유료방은 모네로 등 암호화폐를 이용해 최대 200만원 상당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호기심 차원의 입장 자체가 불가능하는 지적이다.
정치권과 여론의 비난이 쏟아지자 황 대표는 4시간 만에 별도 입장문을 내고 "'개별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부분은 법리적 차원에서 처벌의 양형은 다양한 고려가 필요하다는 일반론적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펼쳐지는 와중에 집단적인 교회 예배를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황 대표는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마치 교회에 집단감염의 책임이 있는 것처럼 신천지 여론을 악용해 종교를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처사"라며 "신천지와 교회는 다르다. 교회 내에서 감염이 발생된 사실도 거의 없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질병관리본부는 같은날 성남 은혜의 강 교회(68명), 구로 만민중앙교회(7명) 등 교회 내 감염 실태를 발표했다. 황 대표도 질본의 발표 이후 해당 게시물을 글을 약 2시간 만에 삭제 후 4시간 뒤 재차 복구시켰다.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해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황 대표는 지난 1일 토론회에서 해당 논란에 대해 "제 말의 취지는 일부 교회 문제를 전체 교회 문제로 확산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것"이라며 "한국에 1000만 기독교인들이 있는데, 이분들이 모두 책임 있는 것처럼 말하는 건 적절치 않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식 선거운동 시작일을 하루 앞두고 지난 1일 통합당 선대위의 현충원 참배 과정에서도 해프닝이 발생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김종인 총괄선거대책위원장, 박형준·신세돈·심재철 공동선거대책위원장 등 지도부와 함께 참배 행사에 참석했다. 국기에 대한 경례 순서에서 다른 참석자들은 모두 왼쪽 가슴에 오른손을 얹었는데, 황 대표만 손을 내리고 허리를 숙여 국기를 향해 목례 자세를 취했다.
같은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사에서도 해프닝은 이어졌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미래통합당·미래한국당 '나라살리기, 경제살리기' 공동 선언식에 참석해 한국당 비례대표 후보 시각장애인 김예지씨의 안내견 '조이'를 쓰다듬었다.
안내견 조이의 하네스(harness·벨트에는 만지지 말라는 의미의 'NO'라는 문구와 경고 그림이 부착돼 있었다. 안내견을 만질 경우 시각장애인의 보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당내 선대위 소속 관계자는 2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황 대표 리스크가 너무 커지고 있다"며 "현장에서 선거 운동도 벅찬데 당 지도부의 실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말이 되냐. 종로 선거에 집중하는 게 서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