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수원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와의 연습경기에 1루수로 출전한 KT 강백호 (사진=연합뉴스)
"아직까지는 잘하고 있다"
KT 위즈의 간판 스타 강백호는 21일부터 시작된 프로야구 구단 간 연습경기에서 2경기 연속으로 1루수 글러브를 꼈다.
KT는 스프링캠프 기간까지 확실한 주전 1루수를 찾지 못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시즌 개막이 연기되자 이강철 감독은 새로운 카드를 꺼내들었다. 거포 강백호의 포지션을 코너 외야에서 1루로 옮기는 실험을 한 것이다.
대다수의 구단은 타격 생산력이 좋은 1루수를 갖췄다. 1루는 다른 포지션에 비해 송구와 같은 수비 부담이 적어 특히 거포가 맡는 경우가 많다. 강백호가 1루에 안착한다면 KT로서는 약점인 포지션을 채우면서 강백호의 타격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강백호는 구단 자체 청백전에서 1루수 변신을 시도했다. 새로운 도전은 구단 간 연습경기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2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아직까지는 잘하고 있다. 야구 센스가 좋은 것 같다"고 '1루수' 강백호를 호평했다.
1루수가 다른 포지션에 비해 수비 부담이 적다고 해도 적응의 시간은 필요하다. 강백호는 21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제라드 호잉이 때린 강습타구를 처리하지 못해 2루타를 헌납했다.
이강철 감독은 "강백호가 그런 타구는 처음 봤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이어 "훈련 때 코치가 그런 타구를 만들어 칠 수는 없다. 많이 경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강백호의 1루수 변신을 결정한 변수는 수비력 뿐만 아니라 타격과도 연관이 있다. 새로운 포지션에 적응하느라 타격 집중력이 떨어진다면 KT에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강백호는 1루수로 처음 선발 출전한 21일 한화와의 연습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야간경기로 진행된 22일 LG전에서는 2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강백호는 2018시즌 데뷔 첫 시즌에 타율 0.290, 29홈런, 108득점, 84타점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타율 0.336, 13홈런, 65타점을 기록한 KT의 중심 타자다.
이강철 감독은 "혹시 타격에 영향이 있을까봐 쉽게 결정을 못 내리고 있다"며 "내가 투수 출신이라 주위에 많이 물어봤다. 지명타자로 내보내도 수비를 하면서 타격을 하는 게 더 편하다는 타자도 있다. 지금까지 강백호의 모습은 덤덤한 편이다. 본인은 신경쓰지 않는다고 한다"고 말했다.
강백호가 새로운 포지션의 수비 부담을 크게 느끼지 않고 기존의 타격 실력을 발휘한다면 KT에게는 금상첨화다. 이전까지 1루수 경쟁을 펼쳤던 팀 선배 오태곤도 "내가 봐도 (강)백호가 외야보다는 1루수를 맡는 것이 더 안정적이고 팀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결정을 차일피일 미룰 수는 없다. 기존대로 외야수를 맡을지, 1루로 자리를 옮길지 빨리 결정할수록 시즌 준비에 도움이 된다.
이강철 감독은 "연습경기를 더 보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 25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이 끝나면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