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무관중 연습경기 두산 대 LG경기에서 외신기자가 취재를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5월 초에 이런 이야기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에두아르도 페레스는 미국 내에서 야구 경기의 해설을 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미국 매체 포브스는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의 KBO 리그 생중계 해설위원으로 활동한 에두아르도 페레스를 이렇게 소개했다.
5월 초에는 미국 전역에서 야구 경기가 열린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이 경쟁을 펼치고 마이너리그, 대학교, 고등학교 리그도 활발하게 진행된다.
하지만 코로나19 때문에 미국 내 모든 야구 경기가 멈췄다.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사람은 KBO 리그 생중계를 맡았던 페레스 한명 뿐이었다.
페레스는 8일(한국시간) 온라인판에 게재된 인터뷰에서 ESPN이 몇 주 전 KBO 리그 경기를 중계할 수도 있다며 해설을 맡아달라고 요청했을 때 한국에 가야 하는 줄 알고 짐을 쌀 준비를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ESPN은 현지 해설 대신 원격 해설 체제를 도입했다. ESPN 기술팀 직원들이 페레스의 차고에 중계를 위해 필요한 방송 장비를 설치해줬다. 페레스는 차고에서 온라인으로 경기를 보면서 해설한다. 캐스터 칼 래비치 역시 자택에서 마이크를 잡는다.
페레스에게는 낯선 해설 환경만큼이나 KBO 리그가 낯설었다. 아는 것이 많지 않았다. 지명타자와 무승부 제도 등 KBO 리그의 규정과 특징을 '벼락치기'로 공부했다.
페레스는 조쉬 린드블럼, 에릭 테임즈 등 KBO 리그 출신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서 도움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페레스는 그들이 KBO 리그를 얼마나 존중하고 있는지를 알게 됐다고 밝혔다.
페레스는 홈런 한방에 의존하는 메이저리그와 달리 히트-앤드-런 작전과 컨택트 위주의 타격을 하는 KBO 리그의 특징이 신선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한국이 올림픽과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서 선전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분석했다.
페레스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야구 경기를 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KBO 리그는 미국 내에서 점점 더 많은 관심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