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류지혁 (사진=노컷뉴스)
"트레이드 이야기가 많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습니다. 막상 된다고 하니 설렘 반, 걱정 반? 두산에 정이 많이 들었는데 눈물까지 났습니다"
두산 베어스를 떠나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는 만능 내야수 류지혁은 트레이드 소식을 듣자마자 만감이 교차했다.
류지혁은 2012년부터 두산에서 활약했다. 팀에 없어서는 안될 주축이었지만 주전은 아니었다. 대신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서 가치가 높았다.
KIA는 3루 포지션과 내야의 선수층을 보강할 수 있는 류지혁이 필요했고 두산은 마운드 보강을 원했다. 그래서 지난 7일 투수 홍건희를 내주고 류지혁을 데려오는 1대1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정든 팀을 떠나는 마음은 무거웠다. 이는 두산의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류지혁은 "눈물이 원래 없는 편이고 울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형들 얼굴을 보니 눈물이 났다. 평소 잘 챙겨주셨고 덕분에 실력도 많이 늘었는데 막상 떨어지려고 하니 아쉬웠다"고 말했다.
헤어짐을 가장 아쉬워했던 선수가 누구인지 묻자 "(박)건우 형과는 5분동안 서로 껴안고 울었다"고 답한 뒤 쑥스러운듯 웃었다.
"(지난 일요일) 두산에서의 마지막 경기를 하기 전 뭔가 느낌이 이상했다"는 류지혁은 KIA와의 홈경기가 끝난 뒤에야 트레이드 소식을 접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서 연락이 왔고 KIA 투수 임기영도 그 중 한명이었다. 임기영은 7일 잠실 경기에서 류지혁에게 몸 맞은 공을 던졌다.
류지혁은 "임기영 선수에게 경기 끝나고 바로 연락이 왔다. 우리 팀 선수를 맞춰서 미안하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류지혁은 그때 맞은 다리 부위의 통증이 남은 관계로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KBO 리그 경기를 앞두고 1군 엔트리에 포함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몸 상태는 괜찮다고 했다. 경기 전 훈련도 정상적으로 소화했다. 맷 윌리엄스 감독도 하루 정도 더 지켜보고 엔트리 등록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윌리엄스 감독은 류지혁이 KIA의 3루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류지혁 역시 두산에서 이루지 못한 주전의 꿈을 새로운 팀에서 꼭 이루겠다는 각오다.
"KIA 훈련 분위기가 좋고 운동이 정말 자유롭다"고 첫 훈련을 마친 소감을 밝힌 류지혁은 "여기서는 꼭 주전을 하겠다는 생각과 함께 넘어왔다. 백업이 아닌 주전으로서 실력으로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 형들도 KIA에 가서 꼭 주전 자리를 차지하라고 말씀해주셨다. 마음을 먹었다. 꼭 하고 싶다"며 "KIA의 이미지답게 승리를 위해 강인하고 전투적으로 달려들며 열심히 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류지혁은 두산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다. 내게 기대를 많이 걸어주셨다. 다음에 주전이 될 선수라고 기대했을텐데 기대에 못 미쳤다. 잔실수가 많았고 타격도 부진했다.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드려 아쉽다"고 메시지를 건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