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대전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의 경기에서 5회말 밀어내기 득점을 올린 최재훈(사진 왼쪽)이 김태균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프로스포츠에서 강팀은 연승을 자주 하는 팀이 아니라 연패를 당하지 않는 팀이라는 말이 있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 베어스는 2020시즌 들어 한번도 2경기 연속 패배를 기록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6월초 인터뷰에서 "선발투수가 잘 던지고 타자들이 쳐줄 때는 쳐준다. 쉽게 무너질 전력은 아니라고 본다"고 연패가 없는 이유를 밝힌 바 있다.
이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플렉센과 이용찬 등 선발진에서 부상자가 나왔고 타선 역시 부상 공백에 시달리고 있다. 그럼에도 두산에게 연패는 없었다.
두산이 마침내 시즌 첫 연패를 기록했다. 공교롭게도 두산에게 첫 연패를 안겨준 팀은 바로 한화 이글스다.
한화는 14일 오후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BO 리그 두산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3대2로 승리했다.
한화는 정규경기에 앞서 진행된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9회말 노태형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7대6으로 승리하고 길었던 18연패 터널에서 벗어났다.
프로야구 최다연패 신기록을 세울 위기에서 벗어나자마자 연승을 달렸다. 그리고 두산에게는 시즌 첫 연패를 안겨줬다.
선발 로테이션에 구멍이 난 두산은 신예 박종기를 1군에 올려 선발로 내세웠다. 반면, 한화는 에이스 워윅 서폴드가 마운드에 올랐다.
게다가 경기는 노태형의 극적인 끝내기 안타가 터지고 약 30분 뒤에 시작했다. 한화 덕아웃의 분위기는 매우 좋았고 기세가 그대로 다음 경기까지 이어졌다.
한화는 3회말 최재훈의 솔로포로 기선제압을 했다. 5회말에는 이용규의 적시타와 호잉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스코어를 3대0으로 벌렸다.
5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서폴드는 6회초 들어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재호를 유격수 실책으로 내보낸 것이 화근이 됐다. 1사 2,3루에서 국해성의 내야땅볼, 박건우의 적시타가 이어져 2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연패 기간 무기력했던 한화 불펜이 18연패를 끊자마자 환골탈태했다.
서폴드가 6이닝 2실점(비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내려간 이후 등판한 박상원, 황영국, 문동욱이 3이닝 무실점을 합작하고 1점차 승리를 지켰다.
마무리 정우람이 앞서 진행된 경기에서 2이닝동안 36개의 공을 던져 등판이 불가능했지만 다른 선수들이 그 몫을 해낸 것이다.
한화는 길었던 18연패를 끊자마자 바로 2연승을 달리며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 연패 기간동안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던 독수리 팬들은 다시 행복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