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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은 사과에 진정성 잃은 강정호, 설 자리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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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늦은 사과에 진정성 잃은 강정호, 설 자리가 없었다

    KBO리그 복귀를 추진 중인 전 메이저리거 강정호가 23일 오후 서울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음주운전 관련 공개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노컷뉴스)

     


    강정호(33)가 직접 야구 팬 앞에서 고개를 숙였지만 끝내 성난 여론을 돌리지는 못했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예전보다 엄격해진데다 사과 시기마저 너무 늦었다. 결국 자업자득이다.

    강정호는 29일 오후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긴 고민 끝에 조금 전 (키움) 히어로즈에 연락드려 복귀 신청 철회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강정호는 "변화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도, 히어로즈에서 야구를 하고 싶었던 마음도 모두 저의 큰 욕심이었다"며 "내 욕심이 야구 팬과 KBO 리그, 히어로즈 그리고 동료들에게 짐이 됐다는 것을 너무 늦게 깨달았다"고 전했다.

    강정호는 지난달 프로야구를 주관하는 KBO에 복귀 신청을 했다. 상벌위원회가 열렸고 유기실격 1년, 봉사활동 300시간 징계 처분이 내려졌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강정호에게는 KBO 리그로 돌아올 길이 열렸다.

    강정호가 직접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상벌위원회 이후부터다.

    미국에서 돌아와 2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고 지난 23일 공식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음주운전 삼진아웃에 대한 사과의 뜻을 야구 팬에게 전했다.

    모양새가 좋지 않았다.

    강정호는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2009년과 2011년 음주운전으로 적발되고도 이 사실을 구단에 알리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인 2016년 12월에는 음주운전 뺑소니 사고를 저질렀다. 죄질이 좋지 않았고 삼진아웃제 적용에 따라 실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몇년동안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매우 엄격해졌다. 강정호가 세 번째 음주운전 사고 직후 고개를 숙였어도 그를 향한 비판 여론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았을 것이다.

    그마저도 늦었다.

    강정호가 공개적으로 사과한 것은 마지막 음주사고 이후 3년6개월 만에 처음이었다. 그것도 상벌위원회 결과가 나온 이후, KBO 리그로 복귀할 가능성이 생긴 이후다.

    만약 상벌위원회에서 2018년에 만든 규정에 따라 유기실격 3년 이상의 중징계를 내렸다면? 만약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계속 뛰고 있었다면? 공개 사과를 하는 자리를 마련했을까?

    강정호는 "은퇴하더라도 사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만 진심인지 아닌지는 누구도 모른다. 때 늦은 사과가 진정성을 흐리게 했다.

    결국 강정호의 KBO 리그 복귀는 무산됐다. 스스로 물러섰다.

    비록 프로야구 무대를 밟지 않게 됐지만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기회는 아직 남아 있다.

    강정호는 SNS를 통해 "아직 앞으로 어떤 길을 갈지는 결정하지 못했다. 주변을 돌아보고 가족을 챙기며 더 나은 사람이 되도록 항상 노력하겠다. 또한 봉사와 사회 공헌 활동을 통해 조금이나마 사회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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