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31일 주뉴질랜드 대사관 성비위 사건에 대해 "피해자의 고통은 십분 공감한다"면서도 공식 사과에는 유보적 태도를 취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17년 말 사건으로 인한 피해자의 고통은 십분 공감한다"며 "그러나 외교부로선 이 사안이 정리됐다고 본 뒤 (피해자의 현지 경찰 고소 등으로) 수개월 후 새로운 내용이 추가되면서 사실관계를 파악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상황에서 외교장관으로서 사과하는 것은 우리 국민(피고소인)에 대한 함의도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취지로 말씀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지난 25일 국회 외통위에서 이번 사건을 놓고 강 장관과 이 의원 간에 벌어진 언쟁을 지적한 것이다.
당시 이 의원은 강 장관이 문재인 대통령에 누를 끼친 점은 죄송스럽다고 하면서도 뉴질랜드 측에는 사과하지 않은 것은 잘못이라며 사과를 요구했고, 강 장관은 '국격의 문제'를 거론하며 거부했다.
다만 강 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두 나라간 소중한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고 돈독히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고, 이번 사건에 대해 어떤 형태로든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강 장관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사퇴에 따른 한일관계 전망에 대해서는 "기대치를 가질 수는 있다고 보지만 현실적 전망을 해야 한다고 본다"며 "희망적 전망을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